핸들을 잡고 바람을 구불구불 더듬다 보면
문득, 소똥 냄새 가득한 시골이
기억의 끄트머리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허리 굽은 논둑을 뒤따라
어머니의 뒷모습에 빚 값처럼 매달린 그늘,
소년은 뒷짐 진 손에 조용히 힘을 주고,
이름 모를 풀잎을 툭툭 차며 입술을 삐쭉거린다.
앞니 안쪽에서 잡초 같은 그리움을 씹으며
두꺼운 논두렁 곁, 개구리와 파리 잡던 손,
굴뚝에서 피어오른 계란찜 냄새에, 그리움마저 아지랑이가 된다.
서둘러 한 그릇 밥을 비우고,
다섯 밤만 더 참자며 고단한 몸을 이불 끝에 파묻는다.
젖은 베개 뒤로, 소년의 눈물은
아지랑이처럼 가볍게 피었다가, 이내 저무는 어둠에 엉킨다.
밤이 천 년 만 년보다 길던 그 시절,
두 손을 꼭 잡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날 좋은 날, 눈가에 어른거리는 아지랑이.
오늘도 어디선가 헤매는 소년의 그림자,
어머니의 체온이 흘러갔던 그 밤이
아직 내 곁에 아지랑이처럼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