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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은 Jan 08. 2021

일본 유학을 결정한 이유

한국 입시에서 유학 준비까지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저 남들과 똑같이 한국 대학교 입시을 준비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저녁 9시까지 야자를 하고 집에 돌아와 숙제와 과외를 하고 치열하게 내신 공부와 교내 활동에 목숨을 걸던. 그런 평범한 대한민국 고등학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1 여름방학 때 아빠가 잠시 학원 상담을 받으러 가보자고 했다. 아빠 친구분이 하시는 곳이라 나는 당연히 수학이나 그런 종류의 상담인 줄 알고 그냥 따라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빠의 친구분은 일본 유학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선생님이셨다.

이것저것 수학이나 목표하는 과나 대학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고 그날 저녁 아빠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채은아, 너 일본 유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나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이상하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워낙 해외에 나가 공부하고 싶어 했던지라 해외 유학이라는 것은 나에게 그리 먼 존재만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유학? 좋지! 그런데 왜 꼭 일본이야?"

나는 해외유학이라고 하면 영어를 쓰는 국가만 생각했어서 그런지 일본 유학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다. 일본은 물론 여행으로 몇 번이나 갔기에 친숙한 나라였지만 왜 일본?이라는 느낌은 있었다.

그 이후에 아빠는 일본 유학에 대해서 가볍게 나에게 설명을 했고 나는 점차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다시 한번 더 아빠 친구분을 찾아가 일본 유학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그 학원을 다니고 있던 선배들 이야기까지.

아까도 말했다시피, 나는 예전부터 한국에서 보다도 해외에 나가 공부해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가지고 있었기에 일본 유학을 하겠다는 결정을 그냥 빨리 내렸다. 거의 선생님 말과 다른 어른들 말을 들을 때부터 마음속으로 결정지었었다.

당시엔 유학에 필요한 공부가 얼마만큼 필요한지 가늠하지도 못했고 마냥 '유학'이라는 단어에 혹해서 결정한 것일 수도 있다. 당시 한국 입시가 정말 힘들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오히려 잘 몰랐기에 더 쉽고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유학이라는 길이 험난하다는 걸 뻔히 알았다면 바로 유학을 한다고 결정했을까?

그래서 나는 여름방학을 지내고 9월 추석 바로 직후부터 본격적인 일본 유학 준비를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일본 애니가 좋아서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등 그럴싸한 이유로 유학을 결정했을 수도 있다. 그에 비해 나는 정말 얼떨결에 아빠 친구분의 제안에 의해 이른바 '혹해서' 그냥 어쩌다 보니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엄마와 아빠도 당시 조금 놀랐다고 한다. 내가 너무나도 쉽게 승낙을 해버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쉽게 내려버린 결정이었기에 후회할 법도 하지만 나는 유학을 준비하면서 또 유학을 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가 한 결정에 있어서 후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일본 유학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유학을 한다 안한다의 결정은 반드시 자신이 내려야 한다고. 남들이 가라고 해서, 좋다고 하니까 나는 썩 내키지 않는데 억지로 준비하는 유학이라면 당장에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유학 준비를 하고 다른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자기 의지로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유학을 결정해서 준비하든 자신의 의지로 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나는 충분하다고 본다. 내 인생은 남들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결정해나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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