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by 고지윤

젊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돌아보면 어느샌가 사라져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영원할 것 같은 현재에서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젊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샌가 자신을 돌아보는 날이 오면 그제야 사라진 젊음을 찾아 헤맨다.


마치 그건 우리가 매일매일 보는 풍경과도 같다. 출근하며 보는 풍경이나 아침에 일어나면 보는 창밖 풍경처럼 늘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풍경들이 어느샌가 그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찾아보면 그 모습 그대로 온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심지어 젊음은 가솔린처럼 불이 붙으면 부서지게 빛이 나지만, 그게 아니면 휘발되어 사라질 뿐이다.


그것은 젊음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젊음은 어떠한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휘발되어 사라지고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불이 붙어 부서지게 빛을 내고 있을까.. 사실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깊게 생각해 보아도 잘 모르겠는 건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우리의 젊음은 휘발되어 사라짐과 동시에 빛을 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라진다는 것과 부서지게 빛을 낸다는 게 동시에 이루어진다니.. 이치에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두 가지 성질 및 현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중첩이라는 개념은 관찰(측정)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두 가지 성질 및 현상이 한 가지로 확정되는 것을 말한다. 슈뢰딩거라는 물리학자는 이러한 개념을 부정하기 위해 한 가지 사고실험을 실시했는데, 사고실험은 다음과 같은 장치와 상황을 가정했다.

1. 밀폐된 상자: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내부를 관찰할 수 없는 상자 안에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 있습니다.

2. 독극물 장치: 상자 안에는 다음과 같이 연결된 장치가 있습니다.

• 방사성 물질: 1시간 동안 50%의 확률로 붕괴하는 원자핵을 가진 소량의 방사성 물질.

• 가이거 계수기: 방사성 물질의 붕괴를 감지하는 장치.

• 망치: 가이거 계수기가 붕괴를 감지하면 작동하여 청산가리(독극물)가 담긴 유리병을 깨뜨리는 장치.

슈뢰딩거는 위와 같은 가정 하에 만약 원자에 중첩현상이 존재한다면 상자 속에 있는 고양이 또한 살아있음과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말이냐며 양자역학의 중첩현상을 부정했었지만, 당대의 학자들은 이 이론이야말로 중첩현상을 증명하는 이론이라며 칭송하게 되었고 이후 중첩을 대표하는 이론으로서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이 자리를 잡았다.

얘기가 잠시 딴 길로 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의 젊음 또한 현재를 기준으로 휘발되어 사라지고 있음과 동시에 부서지게 빛이 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가 젊음을 의식(관측)하게 되면 젊음은 그 즉시 휘발되어 사라져 있거나 불이 붙은 채 부서지게 빛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빛나는 젊음을 보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휘발되어 사라진 젊음을 그리워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이 당신의 남은 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이고 그 젊음은 분명 당신이 의식한 순간 부서지게 빛이 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