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계절 잃고 끝내 못 피운 제비꽃 한 송이
길 가다 마주쳤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제비꽃 한 송이 그게 뭐라고
가던 길 뒤로 한 채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나만의 언어로
바람에 실어 보내며 속삭였지요.
혹시라도 살아갈 힘 남아있다면
해바라기도 지치는 한여름도 좋고
코스모스 살랑이는 가을도 좋으니
보잘것없게라도 피워주련!
섧도록 그리운 나의 그 사람!
지키지 못한 채 때 지난 약속,
부치지도 못한 서랍 속 편지,
채 닿지 못한 채 어디선가 침몰했을 종이배까지.
못다 한 마음들이
그래도 언젠가, 그래도 어디에선가
네가 보잘것없게 피워만 준다면
그 사람에게 닿을 것만 같거든.
혹시나 후에
한여름 뙤약볕에 포기하고 싶거든
네가 꽃피우길 간절히 기도하는 한사람
여기 있다고 용기 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