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에게는 자존감이 지하 #10층까지 떨어져 본 경험이 있습니다 .
말이 10층이지, 사실은 더 깊었을지도 모릅니다.
2015년 2월부터 시작한 #PM(Project Management) 업무, 어느덧 6~7년쯤 지났을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거의 20여 년 동안 고무재료 개발, 소음·진동 시험 등 여러 기술적 경험을 쌓아왔지만, 프로젝트 매니저라는 새로운 역할은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쏘나타 개발이었습니다 .
승용차 개발 시험 경험이 있었던 터라 낯설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었죠. 하지만 DN8 쏘나타를 마무리할 즈음,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스타렉스 후속, 스타리아 개발이었습니다.
승용차는 다섯 좌석이면 되지만, 스타리아에는 무려 열 한개의 시트가 들어갑니다 .
네 줄의 좌석, 좌석마다 다른 설계자, 게다가 안전 규제 강화로 모든 좌석을 안전한 #3점식 시트벨트로 바꿔야 하는 과제까지. 단순히 시트를 늘린 문제가 아니라, 차체 전체의 구조와 안전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2.
게다가 이번 스타리아는 단순한 #승합차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승합밴, 고급 모델, 다양한 파생 모델을 동시에 개발해야 했습니다.
한 차량 안에서 서로 다른 시장과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했기에, 난이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14년 만의 풀모델 체인지였던 만큼, 편의성과 안전, 디자인, 주행성능까지 전부 끌어올려야 했습니다 .
팀 간의 #이슈는 끊임없이 쏟아졌고, PM은 그 모든 갈등의 중심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제 선택 하나가 수억 원짜리 금형을 바꾸게 만들 수도 있었고, 회사의 수익성에 직결될 수도 있었죠.
PM은 늘 #QCD를 생각해야 합니다. Quality, Cost, Delivery.
품질, 비용, 일정 ― 그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저는 늘 #부족해 보였습니다.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상사에게 #질책을 받을 때마다 자존심은 상하고 자존감은 #무너졌습니다 .
불과 3~4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세계에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불안이 밀려왔습니다.
월요일 출근이 두려워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마흔다섯,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그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가파른 언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
자존감을 잃는 것이 너무 두려웠고, 그래서 끝내 극복하고자 매 순간 버텨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 시절의 #불안과 #실패의 경험이 있었기에, 저는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아직도 성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그때만큼 힘들지는 않기에 이제는 다시 #도전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고통은 때로 깊은 뿌리가 되어 우리를 단단히 붙잡아 줍니다 .
그리고 그 뿌리 위에서 우리는 더 #큰 나무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낯선 도전 앞에 서 있나요? 두렵더라도 그 길을 걸어가 보세요.
넘어지고 흔들려도 결국 그 길 끝에는 #성장한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낭만기술사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