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1]끝까지 서 있는 사람이 결과를 만든다

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사진속에서 배운 태도

by 낭만기술사

신형 팰리세이드 개발자로서

인터뷰와 함께 기사에 첨부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다시 보니 몇가지 느낌이 들어서

공유를 해본다.


같은 공간, 같은 차.

하지만 사진 속 나는 조금씩 다른 자세로 서 있다.


1) 차에 손을 얹은 모습,

2) 허리에 손을 둔 자세,

3) 두 팔을 모은 채 서 있는 장면,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에 가볍게 기대 선 모습까지.


의도적으로 연출한 변화라기보다는

시간을 지나오며

자연스럽게 몸에 남은 태도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이 네 장의 사진은

신형 팰리세이드라는 결과물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실은 그 결과를 만들어 온

한 사람의 시간과 선택의 흔적을 보여준다.


* 함께 버텨온 시간

차체 위에 올려둔 손을 보고 있으면

그 손이 무엇인가를 소유하려는 손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동료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얹는 장면에 가깝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기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람 사이에서 보낸다.

회의실에서,

메일과 메시지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한 걸음 나아갔다가

다시 한 걸음 물러나던 날들.

그 시간들을 지나

결국 같은 자리까지 와 준 결과물에

조용히 손을 얹는 순간.

그래서 나는 이 차를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기보다


이 차와 함께 시간을 견뎠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계발이란

더 뛰어난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중간에 떠나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프로젝트가 가르쳐주었다.


2) 결과 앞에 서는 자세

허리에 손을 둔 채 서 있는 사진은

겉으로 보면 자신감의 표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세 안에는

자랑보다는 책임의 무게가 먼저 담겨 있다.

프로젝트가 끝났다는 것은

업무가 종료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시장과 고객, 그리고 시간이

이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성과는 함께 나눌 수 있지만,

책임은 결국

혼자 서서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결과 앞에 서는 사람의 자세는

가볍지 않다.

당당하지만,

동시에 조심스럽다.


그 단단함은

자신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과정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3) 말이 줄어든 자리


두 팔을 모은 사진에서는

이야기가 한층 조용해진다.

설명하려는 몸짓도 없고,

강조하려는 표정도 없다.

그저

“여기까지 왔다”는 담담함만이 남아 있다.

과정을 충분히 통과한 사람은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이미 지나온 시간들이

그 사람을 대신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깨닫게 되었다.

성장은

더 많은 말을 갖게 되는 방향이 아니라,

말이 줄어들어도 괜찮아지는 방향으로 온다는 것을.

침묵이 불안하지 않게 되는 순간,

비로소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신뢰하게 된다.


4) 결과를 옆에 두는 태도

마지막 사진에서

나는 차에 가볍게 기대어 서 있다.


앞선 사진들에 비해

몸에 힘이 빠져 있고,

자세도 훨씬 자연스럽다.

이제 이 결과를

붙잡고 설명할 필요도,

앞세워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옆에 두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여유는 능력에서 오지 않는다.

끝까지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시간이 만들어낸다.


결과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결과에 기대어 서 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다음 길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이 남긴 질문

이 네 장의 사진은

나에게 조용한 질문을 남긴다.


당신은 지금

어떤 결과 옆에 서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 앞에서

당신은 어떤 태도로 서 있는가?


자기계발이란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기술이 아니라,

포기해도 될 이유가

수없이 생겨나는 순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결과는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시간들이

조용히 만들어낸다.


같은 공간, 같은 차.

하지만 그 옆에 서 있는 나는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결과 앞에 서게 된다면

그때의 나는

또 다른 자세로 서 있겠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앞으로도

결과 옆이 아니라

내가 버텨온 시간 옆에 서 있을 것이다.

- 낭만기술사의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