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사진속에서 배운 태도
신형 팰리세이드 개발자로서
인터뷰와 함께 기사에 첨부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다시 보니 몇가지 느낌이 들어서
공유를 해본다.
같은 공간, 같은 차.
하지만 사진 속 나는 조금씩 다른 자세로 서 있다.
1) 차에 손을 얹은 모습,
2) 허리에 손을 둔 자세,
3) 두 팔을 모은 채 서 있는 장면,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에 가볍게 기대 선 모습까지.
의도적으로 연출한 변화라기보다는
시간을 지나오며
자연스럽게 몸에 남은 태도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이 네 장의 사진은
신형 팰리세이드라는 결과물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실은 그 결과를 만들어 온
한 사람의 시간과 선택의 흔적을 보여준다.
차체 위에 올려둔 손을 보고 있으면
그 손이 무엇인가를 소유하려는 손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동료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얹는 장면에 가깝다.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기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람 사이에서 보낸다.
회의실에서,
메일과 메시지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한 걸음 나아갔다가
다시 한 걸음 물러나던 날들.
그 시간들을 지나
결국 같은 자리까지 와 준 결과물에
조용히 손을 얹는 순간.
그래서 나는 이 차를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기보다
이 차와 함께 시간을 견뎠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계발이란
더 뛰어난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중간에 떠나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프로젝트가 가르쳐주었다.
허리에 손을 둔 채 서 있는 사진은
겉으로 보면 자신감의 표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세 안에는
자랑보다는 책임의 무게가 먼저 담겨 있다.
프로젝트가 끝났다는 것은
업무가 종료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시장과 고객, 그리고 시간이
이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성과는 함께 나눌 수 있지만,
책임은 결국
혼자 서서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결과 앞에 서는 사람의 자세는
가볍지 않다.
당당하지만,
동시에 조심스럽다.
그 단단함은
자신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과정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두 팔을 모은 사진에서는
이야기가 한층 조용해진다.
설명하려는 몸짓도 없고,
강조하려는 표정도 없다.
그저
“여기까지 왔다”는 담담함만이 남아 있다.
과정을 충분히 통과한 사람은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이미 지나온 시간들이
그 사람을 대신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깨닫게 되었다.
성장은
더 많은 말을 갖게 되는 방향이 아니라,
말이 줄어들어도 괜찮아지는 방향으로 온다는 것을.
침묵이 불안하지 않게 되는 순간,
비로소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신뢰하게 된다.
마지막 사진에서
나는 차에 가볍게 기대어 서 있다.
앞선 사진들에 비해
몸에 힘이 빠져 있고,
자세도 훨씬 자연스럽다.
이제 이 결과를
붙잡고 설명할 필요도,
앞세워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옆에 두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여유는 능력에서 오지 않는다.
끝까지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시간이 만들어낸다.
결과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결과에 기대어 서 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다음 길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이 남긴 질문
이 네 장의 사진은
나에게 조용한 질문을 남긴다.
당신은 지금
어떤 결과 옆에 서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 앞에서
당신은 어떤 태도로 서 있는가?
자기계발이란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기술이 아니라,
포기해도 될 이유가
수없이 생겨나는 순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결과는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시간들이
조용히 만들어낸다.
같은 공간, 같은 차.
하지만 그 옆에 서 있는 나는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또 다른 결과 앞에 서게 된다면
그때의 나는
또 다른 자세로 서 있겠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앞으로도
결과 옆이 아니라
내가 버텨온 시간 옆에 서 있을 것이다.
- 낭만기술사의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