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敎育監〙과 교육장【敎育長】

― 교육 자치 단체장인 교육감〘敎育監〙의 명칭은 적절한가


6·3 지방 선거가 서서히 막이 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한편,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 자치 단체장, 즉 교육감을 뽑는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우리나라의 지방 자치와 교육 자치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1년 5·16 군사 정변 이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지방의회는 해산되었고, 지방 자치 제도는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1995년에 지방자치단체장(광역·기초) 직선제가 부활했고, 2007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감 주민 직선제가 법제화되었다. 이 제도는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되고 있다.


교육청(敎育廳)은 지방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특별시·광역시·도(道)마다 설치되며, 그 아래에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시·군·자치구를 관할하는 지역 교육청을 두고 있다. 그런데 ‘교육청’이라는 명칭은 한국에서만 쓰는 말이다. 교육청뿐만 아니라 각급 행정 단위와 산하 기관을 가리키는 명칭 체계는 한국·일본·중국이 서로 다르다.

한국에서 각급 행정 단위의 사무소를 ‘~청(廳)’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10년대 이후, 즉 일제 강점기부터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조선의 행정 기관을 일본식 근대 관료제 구조로 재편하면서 ‘~청(廳)’이라는 명칭을 도입하고 이를 고정화했다. 그 결과 도청, 시청, 군청, 경찰청 등의 이름이 만들어졌고, 교육청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해방 이후에도 이 명칭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도도부현(都道府県)은 東京都庁(とちょう, 도쿄 도청), 北海道庁(ほっかいどうちょう, 북해도청), 県庁(けんちょう)처럼 ‘庁(청)’을 쓰지만, 지방 행정 단위인 시(市)는 市役所(しやくしょ), 정(町)·촌(村)은 町役場・村役場처럼 役場(やくば)(이)라고 한다. 즉 ‘청(庁)’은 경찰청(警察庁), 소비자청(消費者庁) 등 중앙 행정 기관 명칭에 주로 사용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소는 별도의 용어로 구분된다. 중국 역시 성(省)·시(市)·현(县)의 행정 기관을 省政府, 市政府, 县政府처럼 ‘정부(政府)’로 부르며, 그 산하의 기능별 집행 기관은 教育局(교육국), 公安局(공안국), 税务局(세무국), 消防局(소방국)처럼 ‘국(局)’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러한 차이는 교육 행정 기관의 명칭에서도 드러난다. 일본에서는 교육청에 해당하는 조직을 ‘교육위원회(教育委員会)’라 하고, 중국에서는 ‘교육국(教育局)’이라 한다. 한국은 ‘교육청〘敎育廳〙’이라는 일제 강점기 이래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감〘敎育監〙’이라는 말은 해방 이후인 1949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정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이 명칭에는 심각한 언어적·개념적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한국에서 지방 자치 단체장의 명칭은 도지사(道知事)·시장(市長)·군수(郡守) 등이다. 광역과 기초 의회의 장은 의장(議長)이다. 그런데 지방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교육청의 수장은 ‘교육장’이 아니라 ‘교육감’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교육위원회의 장을 ‘교육장(教育長)’이라 하고, 중국에서도 교육국의 장을 ‘교육국 국장(教育局局长)’이라 부른다.

언어는 제도를 규정하고 사고의 틀을 만들며, 역할의 한계를 암묵적으로 설정한다. 어떤 직위에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는 문제는 그 직위가 무엇을 대표하고 어디까지 책임지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표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육 자치 행정의 최고 책임자를 가리키는 ‘교육감(敎育監)’이라는 명칭은 그 위상과 역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말이다.

교육감(敎育監)의 감(監)’은 ‘학교의 교육과 행정을 책임지는 학교의 대표자’인 학교장(學校長); 교장(校長)을 보좌하여 학교 사무를 는 관리·수행하는 직책을 ‘교감(校監)’이라고 할 때의 ‘감(監)’이다. ‘감(監)’은 본래 ‘감독하다, 살피다, 단속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누군가의 행위를 위에서 점검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전제로 한 말이다. 따라서 ‘감(監)’에는 대표성이나 자율성보다는 관리와 감독의 뉘앙스가 강하게 배어 있다. 이러한 언어적 성격은 교육을 자율적 공적 영역이 아니라, 관리·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오래된 행정 관점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감(敎育監)’이라는 말은 교육 행정의 최고 책임자나 대표자라는 의미를 담기에는 불충분하다.

오늘날의 교육감은 더 이상 단순한 감독관이 아니다. 교육 자치 시대의 교육감은 주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교육 행정의 최고 책임자이며, 교육 정책을 기획·집행하고 교육 예산을 총괄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를 대표해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적·행정적 대표자이다. 이러한 역할과 위상에 걸맞은 명칭은 ‘-감(監)’이 아니라 시장(市長), 의장(議長)처럼 ‘-장(長)’을 붙인 교육장(敎育長)이 맞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교육장은 광역 시도 교육청 산하의 ‘지역 교육 지원청’의 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 교육청 산하에 있는 동부 교육 지원청, 서부 교육 지원청, 북부 교육 지원청 등 서울시 교육감(敎育監) 아래에 있는 지위가 교육장(敎育長)인 셈이다. 따라서 광역 시(市)·도(道) 교육청의 장을 가리키는 명칭은 교육청장(敎育廳長), 또는 교육청 청장(廳長)이 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함께 교육 자치의 수장을 뽑는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그러나 정당 표시가 배제된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자칫 무관심 속에서 치러질 우려가 크다. 지방화 시대에 지역의 특성과 미래를 반영한 교육을 책임질 인물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우리 사회가 교육감 선거와 그 의미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감이라는 명칭의 적절성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청〘敎育廳〙 [교ː‥] n. 지방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

㊥ 教育局[jiàoyùjú], 教育厅[jiàoyùtīng] ㊐ 教育委員会(きょういく いいんかい). Ⓔ District Office of Education

예) 현행 지방 자치 교육법에서 교육청의 장(長)은 교육장이 아닌 교육감(敎育監)이다. 서울시 교육청. 지방 교육청 地方教育庁

cf)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청의 장(長)에 해당하는 직위를 教育長(きょういくちょう)(이)라고 함.


교육 지원청〘敎育支援廳〙 [교ː-찌‥] (교육/행정) 교육청의 관할 아래 교육청의 업무를 지원하는 관청.

㊥ 教育支援局; 市教育局/区教育局, ㊐ 教育支援センター; 教育事務所, 教育管理事務所(きょういくかんり じむしょ)

예) 서울 북부 교육 지원청


교육감〘敎育監〙 [교ː-깜] (교육/행정) 지방 교육 행정의 최고 집행 책임자.

㊥ 教育局局长[jiàoyùjú júzhǎng] ; 教育监[jiàoyùjiàn], ㊐ -; 教育長(きょういくちょう). Ⓔ Superintendent of Education; Secretary for Education

예) 교육감이 되다. 교육감 선거(選擧)

cf)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감〘敎育監〙이라고 하지만, 일본의 교육 자치와 지방 교육 행정에서는 교육 위원회(教育委員会)의 장은 교육장(敎育長)이라고 함. !일본의 교육감은 교육장을 보좌하는 교육 전문 행정 관료임(教育監. 学校教育の専門的事項に関して教育長を補佐し、関連事務を整理する職です。この職は、教育現場を熟知した専門家が教育行政を円滑に進めるために設置されます。학교 교육의 전문적인 사항에 관해 교육장을 보좌하고 관련 업무를 정리하는 직책으로, 교육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교육 행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설치된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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