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은 온전한 서비스
조셉은 레드 버리라는 영국의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 출신이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 나라의 식재료에 새로운 영감을 받아 자신의 방식으로 요리하는 사람이었고,
그럴 수 있는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자신의 팝업 메뉴를 디자인하고, 드로잉을 통해 직접 팝업 레스토랑에 메뉴판을 만들어 냈다.
재밌는 사실은 조셉의 이번 팝업이 라 퀴진이라는 곳에서 진행되었는데,
그곳은 내가 마르틴 베라사테기에 가기 전 짧게나마 일했던 한남동에 다이닝 레스토랑이었다.
당시에 나는 아직 어머니의 중식당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중식당에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조셉의 팝업에서 일하기로 하였다.
사실 일하면서 깨달았는데.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일하면 몸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사실 조셉의 팝업에서 큰 역할은 맡지 못했다.
그전 팝업에서 조셉이 나에게 맡겨준 요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었고.
순차적으로 팝업이 진행되며, 조셉의 팝업은 당시 한국에서 뉴스에 나올 정도였고.
그에 관심을 가진 굉장히 재능 있는 사람들이 팝업에 참여하기 시작했었다.
이번 팝업의 주제는 봄에 피는 꽃, 봄에 피는 나물, 한국의 장, 그리고 사찰 음식이었다.
지금도 조셉의 팝업에서 특별히 느낀 점이나 배운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조셉은 조리된 음식을 한 명 한 명의 구성원들이 모두 테이스팅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후 의견을 물어보았다.
팝업 레스토랑에 특성상 시간이 굉장히 부족해서 모든 이에게 테이스팅이 어렵기 마련인데,
조셉은 꼭 팝업이 진행되면 한 명 한 명의 그날 참여한 사람들에게 요리를 먹어볼 수 있게 했고, 모든 사람은 팝업에 참여하여 무언가라도 얻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이번 팝업에서 나는 사슴이라는 요리와 디저트, 주방의 백업을 맡았다.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하였다.
2주일, 3주일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코피가 계속 났다.
하루 14시간 중식당에서 4일을 일하고, 아침부터 자정까지 3일 동안 조셉의 팝업에 참여해
일하며 거의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일하던 중에.
팝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이제는 마쳐갈 때쯤 어머니와 아버지가 식사를 하시러 오셨다.
주방 공간이 손님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 키친과
다른 요리 장비들이 있는 쿠킹 키친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조셉이 부모님 방문 전날.
'동영 올라오라고, 부모님한테 일하는 모습 보여 줘야지.'
말하고, 그날 나를 서비스 키친으로 올려 주려 했고.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조셉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때 적었던 메시지 그대로)
Good morning Chef.!!
i really appreciate you'r concernd about my parent's visit
but today i want same work
because i just want operating well in you'r kitchen
and my parent's will take a good service
and they think all people working somewhere for this pop up restaurants.
i really appreciate again
see you there :-)
그렇게 그날 서비스는 잘 진행되었고.
조셉은 그래도 식사가 끝나기 전 나를 위로 불러 주었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홍콩에서
온 한 커플과 사진 한 장을 남기게 되었다.
팝업의 마지막 날.
조셉과의 마지막 대화 중에.
정말 네가 힘들게 일한 것이 맞고.
네가 아직 많이 부족 하지만.
너의 잠재된 능력을 안다.
다음에 한국에 왔을 때 또 보자.
저의 손을 아주 강하게 잡아주며 수고했다 한마디 해주는 셰프의 말에 감사함을 느끼며
조셉과의 팝업이 마무리되었다.
그 후 조셉은 한국에 EVETT이라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오픈하였고.
현재 그는 서울 미슐랭 1 스타를 가진 셰프로 일하고 있다.
오늘 한 페이지의 글은.
지난 요리사의 밤 이후로 반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시간이었고,
이 시간 동안 바닥을 쳤던 자신감과 자존감을 많이 회복하는 과정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배운 것들을 통해 나의 팝업 레스토랑을 열기로 결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