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에 대한 생각 Vol.1

by 노동영

25년 10.28일 나는 Kyanjin 강진에 있다

3900m 어느덧 세상의 지붕에 절반에 도착하기 전

고산 적응 중이다.


머리가 고산 산소에 짓눌려 지끈 거리지만.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통신과 벽난로의 온기에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작년 24년 12.26일 크리스마스를 하루 지나 히말라야에 도착했다.

공항을 떠나던 나의 심정은 마치 23살 처음 스페인으로 떠나던.

아무것도 몰라 무서움에 차 있었다.

10시간의 비행 중 비행기 창밖으로 저 멀리 무언가 일자선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와, 히말라야다" 딱 한마디가 입에 나왔다.


지구의 수평선 끝 구름을 가볍게 넘어 솟은 히말라야 산맥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공항에 도착해 스모그에 찬 카트만두 시내를 지나

호텔에 도착해 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정신을 차리기도 전 어느새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작된 산행, 높은 자갈길을 지나고

파란 지붕들로 지어진 로지 게스트 하우스 몇 곳을 지나

첫날 목적지에 도착했다.


나의 가이드 세르파'Passang'이 묻는다.

"더 갈 수 있어 보인다, 어떻게 하겠냐?"

그는 히말라야 베테랑 세르파로 5000~6800m 사이를

자유롭게 다니는 호랑이 같은 사람이었다.

나는 대답했다."네 더 갈 수 있어요."


히말라야를 간다는 두려움과 걱정은

차에서 내려 자갈길을 오르고, 첫 숨이 트이던 곳에서 어느새 '등산은 같구나', '정말 멋진 곳에 산 타러 온 거구나'라는 작은 깨달음과 마음의 안정으로 돌아왔다.


1400m 티케 둥가를 지나 1900m ullreri에 도착했다.

안나푸르나의 얼굴이 석양으로 물들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여정은 '푼힐 트레킹' 3200m의 히말라야 명산들이 보이는 장소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이었다.

2800m 고레파니 마을에 도착해, 세르파 파상이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멋진 거 보러 갈래? 빠르게 잘 따라와 준 너에게 선물이 있다."


바로 푼힐의 일몰을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길이는 800m 상승 고도는 400m였다.

너무 즐겁게 올라가 본 풍경은 장관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했다.


안나푸르나 남산 7200m, 8000m 산들이 즐비하게 깔려 있었다.

세르파 파상에게 여러 번 고맙다 이야기하고, 작은 마음을 표현했다.


천천히 내려와 저녁 식사를 마친다.

이미 나의 여정은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푼힐을 다시 올라 일출을 보고, 이틀에 걸쳐 하산하는 여정.


조금의 욕심이 생긴다.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3200m 올라 정말 좋았지만, 조금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 가능한 포인트가 있다면."

세르파와 포터보이 둘 다 많은 고민을 한다.

나는 더 솔직하게 말했다.

"더 높이 오르고 싶다고."


다음날 새벽 푼힐을 올랐다.

여전히 멋있었고, 블랙커피 한잔에 수수설탕을 넣어 마신 커피는 특별했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왔고, 파상이 조용히 이야기한다.

" 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하지만 길은 험하고, 더 어려워질 거다. 그리고 그곳으로 가는 중간 기점에서 너의 상태를 보고 정하겠다."


나에겐 그저 3640m라는 단어밖에 들리지 않았다.

사실 다리가 꽤나 아파왔다.

전날 1000m를 상승하고, 400m 상승 후

방금 다시 400m를 오르고, 내렸다.


우선 가본다.

생각보다 길이 좋고, 몸도 풀려 있었다.

하늘, 풍경, 날씨 다 좋았다.

중간 기점인 Deuralri3300 m 마을에 도착했다.

서로 따로 말없이, 3640m 포인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길이 완전히 달라진다.

넓고, 잘 닦인 주 코스를 벗어난 샛길.

중간중간 길은 무너져 있고, 딱 3500m 넘어가는 순간

발 한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워졌다.

저 앞에 가있는 세르파와 포터보이를 쳐다 보고,

10걸음 옮기고, 쉬고 다시 조금 걷기를 반복한다.


"무리였나, 지금 돌아가는 게 더 힘들지 않을까?"

욕심부리지 말걸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쯤 세르파 파상이 이야기한다.

"레온 조금만 더 오르면 괜찮을 거야."

산을 오르는 오른쪽 정말 높이 보이던 나무의 끝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나무가 사라진다.

갑자기 풀밭이 나오고, 넓게 시야가 탁 트인다.

그리고 앞에는 Annapurna south mountain.

조금 앞 돌로 만들어진 3550m 쉼터에 털썩 앉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구름이 멋지게 펴 있다.

잠시 쉬고, 목표인 Muldai View point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넓은 양 떼 목장과 그렇게 있을 거라 믿기지 않는 초원이 고산 지대에 있었고, 그 중간한 줄로 길게 내려온 계단을 따라 올랐다.


그렇게 도착한 3640m 풍경이고 뭐고, 일단 드러누웠다.


그리고 일어나 짧게 풍경을 보고, 안나푸르나를 마주 보며 하산을 시작했다.

세르파 파상이 '저곳은 코브라 웨이, abc, ebc 등등 이야기해 주지만 딱히 들리지 않았다.


바로 정면 아주 멋지게 서 있을 안나푸르나 산이 짙은 구름에 덮여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든 생각은' 네가 원래 오지 않았을 곳에 오르게는 해 줬어, 하지만 보게 놔두진 않을 거야.'


조용히 생각을 마치고, 조금의 얼음지대를 지나 2800m까지 빠르게 하산하였고, 이제는 정글지대가 펼쳐졌다.


조금 더 길을 따라 내려오다 앞에 세르파가 나를 멈춰 세운다.

"쉿, 앞에 원숭이 떼가 있어."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히말라야 원숭이는 개코원숭이와 같이 생겼다.

크고, 나무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뛰어다녔다.


빨리 숙소에 가고 싶었다.

그냥 다 제치고 앞으로 향했다.


나에게 삶의 원동력을 주는 일이 여기서 있었다.

꽤 길이 잘 만들어져 있네 생각을 할 때쯤이었다.


곡괭이와 피다 꺼진 불의 흔적, 물병들이 여기저기 굴러 다니는 중에. 앞에 슬리퍼를 신고, 자기 몸만 한 돌을 들어 옮기고 있는 60대, 10대 네팔 소년과 어르신이 보였다.

한참 더 앞을 걸어서 이야기하는데 그 주변은 쉼터도, 티 하우스도 없었다.

어느 공터 꽤 큰 천막이 있었다.

그들은 마을과 마을 간의 길을 정비하고, 만드는 사람들이었고.

안전화도, 어떤 안전 장기도 없이.

티셔츠와 슬리퍼가 다였다.


돌을 쪼개고, 옮기고 길을 짜 맞춘다.


당시 나는 회사에서 큰 일을 겪고 있었고,

이직 혹은 더 힘들게라도 일을 할지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데.

이들을 지나며 분명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국에서 어떤 똥통을 굴러도 이 사람들보다는 행운이구나, 한국에 태어난 게 정말 운이 좋았다."


이 부분을 적으며 괜한 걱정도 들지만,

분명히 내가 느끼고, 들었던 생각 그대로를 적는다.


그렇게 나는 타다 파니와 다음날 간드룩을 거쳐 포카라에서 너무 예쁜 저녁 야경을 산미구엘 맥주 한 병을 열어 즐겼다.


그리고 1.1일 한국으로 돌아왔던 나는,

어느새 다시 히말라야에 와 있다.


내일은 4,984m Tserko Ri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산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 했는데, 작년 히말라야 이야기를 적어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