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그러면 내년에도 여기서 일해 내가 도와줄게."
7월 1일 수요일 마르틴 베라사테기에서 첫날이 시작되었다.
그 시기에 유일한 동양인이었고. 그것도 희귀 한(?) 한국인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고.
단지 마르틴만이 첫날부터 파이팅 자세로. 아빠이 꼬레아를 외쳐주었다.(매일매일 계속되었다....)
아빠이 꼬레아는 “코리아 파이팅”
그런 마르틴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정식직원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스타지들은 봄)
처음 수셰프 이냐끼를 만났을 때.
다른 친구들에게는 어느 파트를 가고 싶냐 물어보았지만.
나를 보고는 그냥 파스테레리아라고 말했다. (페이스트리)
마르틴 베라사테기는 어떤 곳인가를 말씀드리면.
- 간단한 통계치로는 -
미슐랭 별을 8개 가지고 있다.( 2017년 기준) (2024년 현재 미슐랭 별 10개 이상)
3 스타 레스토랑 2개와 (산 세바스티안, 바르셀로나) 미슐랭 1 레스토랑을 2곳 가지고 있다.
전 세계의 PASION OF MARTIN BERASATEGUI라는 이름으로 10개 정도의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고.
TRIP ADVISOR. 트립 어드바이저라는 직접 식사한 손님이 평가하는 가치 있는 곳에서
전 세계 1위를 받았다.
작년 기준 40년간 요리를 했고. 그의 아버지도 요리를 하셨었다.
- 레스토랑의 구성은 -
페이스트리 파트(아뮤즈, 디저트). 스타터 파트 (전체, 샐러드 요리), 메인 파트(핫 샐러드, 미들 템퍼 에피, 메인), 피시 파트(피시 관련 아뮤즈, 모든 해산물 요리)
마르틴은 중앙에 서서 모든 것을 보고.
1명의 수 셰프가 페이스트리와 스타터 파트를, 1명의 어시스트 수 셰프는 메인 파트와 피시 파트를. 하지만 둘 다 마르틴과 이미 30년 이상 같이 요리를 했기 때문에 위치상 큰 차이는 없다.
그리고 각 파트의 해드 셰프들이 있고. 그 밑은 파트 셰프(CDP)가 받히며.
각 파트당 6명에서 12명의 스타지들을 맡아서 일하게 된다.
스타지 중에도 마르틴 베라사테기에 정직원을 목표로 하는 스타지와 경험하러 온 다른 레스토랑의 스타지. 마르틴과 산합협약(한국어로 치면) 되어있는 남미 조리학교 학생들이 있다.
그중에 정직원을 목표로 1년간 각 파트에서 여러 접시를 맡아서 하는 스타지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각 해에 14~16개의 접시가 있는데 2명 혹은 3명당 한 접시의 관련된 일들을 맡아서 한다.)
그렇기 때문에 12명의 셰프(정직원)가 약 50~60명의 스타지와 일하면서도 미슐랭 3 스타의 퀄리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와서.
파스테레리아에 처음 들어가 내가 맡은 프랩 시간의 일은 설탕에 조린 콩줄기를 같은 크기로 써는 일이었고.
서비스 시간에는 음식에 맞는 접시를 꺼내주고, 플레이팅이 완성된 접시를 홀 서버들에게 전달해 주는 일이었다.
첫날이 지나고. 저녁이 되었을 때 페이스트리 파트의 CDP파블로가 파트직원들을 모두 불렀다.
(항상 오후, 저녁 서비스를 마친후에 실수의 지적, 칭찬, 그다음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것,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첫째 날 저녁 이야기를 다 마치면서 나에게.
“동영.? 이름이 동영인가.? 넌 속도는 조금 느린데. 그것만 빼고는 아주 잘했어. 앞으로 열심히 해.”
둘째 날 서비스 시간. (프랩은 거의 칼로 어떤 재료를 써는 일을 많이 했다.)
후안(페이스트리 해드셰프)과 파블로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나를 파스에 새웠다.
그리고 지옥이 시작되었다.
조금 배웠다고 생각했던 말들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그때까지 플레이팅을 거의 해 본 적도 없었고, 플레이팅을 하기 위해 재료를 잡은 손은 덜덜 떨렸다.
해드 셰프와 직접 같이 일했는데.
매 서비스 시간마다 죽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선 파스에서 해드 셰프 한 명과 선임 스타지(chef de pass) 그리고 나였는데.
이곳에서만 4가지 메뉴가 나갔다.
음식의 순서가 각 파트에 고르게 나누어져 있어서.
각각 테이블의 순서에 맞게 다시 세팅하고 음식을 담아 보내고 깨끗하게 닦고 다시 세팅해서 플레이팅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잠깐만 다른 곳을 보아도 그다음에 준비해야 할 플레이팅 기구, 재료들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혼이 났다.
첫 주를 마치고 다리가 덜덜 떨렸다.
평균 16시간에서 18시간을 일하는데. 앉지 못하고. 식사 시간은 2분에서 6분 정도 가졌던 것 같다. 접시를 담아와 첫 술을 뜨는데. 홀에서 손님이 입장하셨다 말하면 나는 밥을 버리고 준비를 해야 했던 적도 많다.
약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일은 잘하지 못 했다.
항상 프랩은 어느 정도 하는데. 서비스 때는 엉망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딱 그 말이 들렸다.
파트의 해드 셰프 후안과 그 밑의 셰프 파블로가 하는 말이었다.
“ 아 얘(한국인) 왜 아직도 일을 못하지.”
“하... 진짜 답답하다.”
“아. 잘할 줄 알고 시켰는데.”
“계속 이러면 다음 주에는 빼야 되겠어.”
그 말을 용케 다 듣고 집에 왔다.
내가 이렇게 쓸모가 없나. 멍청한가. 병신인가 하고 자괴감이 정말 심하게 들었다.
많은 생각을 했다.
다른 곳으로 빠지기는 싫었다.
다음날부터 노트에 아주 작은 움직임부터 (각 메뉴당 내 몸이 여기서 이곳으로 가고 다시 저곳에 가서).
내가 들리는 단어에 몇 초 후에 내가 어떤 음식 준비를 해야 하는지.
누가 어떻게 움직이면 그게 어떤 건지.
아직 주방에서 날아다니는 소리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던 부분을 아주 세세하게 모두 적었고.
플레이팅 되는 순서와 함께 놓이는 위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며칠간 있는 시간만큼 계속 보고 외우고 보고 다시 또 보면서 외웠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특별한 주문사항(잘못이해)) 내가 해야 할 일에선 실수가 없었다.
3개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그냥 통째로 외워버린 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이해도가 생겼고. 미리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더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스타지의 마무리가 다가오던 때.
(손짓이라서 설명이 가능한가 모르겠다.)
어느 바쁜 날.
해드 셰프 후안이 파트에 다른 음식을 담는 중에 내 접시들이 나가야 했고.
확인을 기다리는 나에게 후안은 “네가 보고 확인해서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마르틴 베라사테기에서 스타지가 접시 확인해서 나가는 일은 절대 없다.
스타지든 누구든 그 접시를 완성하면. 항상 셰프가 보고 나가는 것이 원칙이었고.
짧은 순간이었고, 거의 일 할 수 있는 날짜의 마지막이었지만.
후안이 나를 얼마나 믿어주는지 감사했다. 그리고 뿌듯했다.
그렇게 마르틴 베라사테기에서의 첫 번째 내 시즌이 끝났다.
아니 평범한 마무리일 줄 당연시 생각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만족한 성과를 가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마르틴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았다.
시간은 저녁 서비스 시간이었고.
쭈볏쭈볏 들어가서 마르틴에게 인사를 하는데.
마르틴이 나를 한번 쳐다본 후에.
셰프 테이블 끝자리에 앉으라 말했다.
셰프 테이블은 절대 아무나 앉지 못하는 곳이었고.
너무 영광스럽게 앉았는데.
갑자기.
홀 서버가 나에게 냅킨과 포크와 나이프를 놓아주었다.
메인 파트에서 하몽을 썰어 주었고.
잠시 후 소믈리에가 나와서 나에게 샴페인을 따라 주었다.
어안이 벙벙하게 앉아 있는데.
“뭐 하냐 먹어.”
마르틴은 아무렇지 않게 툭 말하고 tv리모컨을 집어 채널을 변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파트의 해드 셰프들과 수 셰프들이 다가와 샴페인 데우고 있지 말고, 어서 마시라고 수고했다며. 굴 좋아해.? 푸아그라 좋아해.? 어떤 거 좋아해.? 물어보며 각 파트의 대표적인 음식들을 만들어 서비스해 주었다.
레스토랑은 서비스 중이었고. 동료들과 셰프님들은 일하는 중이었지만.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앉아서 마르틴과 이야기하며 식사할 수 있었다.
식사 중에 마르틴에게 왜 요리를 하냐고 물어보았고.
마르틴은 그냥 자기는 이거에 미친 사람이라고 답해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나는 너 여기 끝나는 거 별론데 넌 어떠냐 물어주었고.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더 하고 싶다고. 이곳이 정말 좋다고 답했다.
그리고 마르틴은 또 짧게.
“ 그래. 그러면 내년에도 여기서 일해. 다른 것들은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다음날 한국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 손엔 마르틴의 도장이 찍힌 문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우연히 방문했던 한국 손님에게 받았던, 내가 담은 한 접시 Huevo = 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