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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Oct 17. 2023

직원들을 X같이 생각하는 회사의 3가지 특징

"직원들을 가족에서 '가'를 뺀 것 같이 대하는 회사"

  회사는 사람으로 만들어지고, 사람으로 움직이고, 사람으로 성장한다. 회사는 무기적인 가치를 지니지만,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유기적이라는 것은 전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 부분이 상호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이다. 회사에는 적게는 수 십 명, 많게는 수 천 또는 수 만 명의 직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합의된 결론을 도출한다. 그러는 와중에 회사는 신속하고 빠른 결정을 위해 직원들을 수직계열화 시켰다.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가 회사의 주인이 되고, 막대한 결정권한과 책임감을 갖는 임원이 회사의 리더가 되었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실무에 투입되어 하루종일 반복적으로 일하는 회사의 손과 발이 되었다.


  이런 수직 구조는 피라미드의 형태로 구성된다. 즉, 1명의 회장, 2~3명의 부회장, 3~5명의 사장, 5~10명의 부사장 등 직급이 내려갈수록 동일 직급의 인원은 점차 확대되는 것이다. 당연히 임원의 수에 비해 직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소수의 인원이 다수의 인원을 지배하는 형태의 구조가 된다. 소수의 임원들이 다수의 직원들을 관리하려다 보니, 힘에 부쳐 인사팀이라는 전문적인 인사 관리 부서를 만들어 냈다.  인사팀의 역할은 경영층과 임원들이 직원들에 대해 생각하는 를 대리하여 전달해 준다. 이러한 회사 구조에서는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영층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물론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회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가족에서 '가'를 뺀 것 같이 대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이와 같이 직원들을 하찮게 생각하는 회사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꼭두각시 인사팀

  앞서 얘기했듯 인사팀의 태생(?)은 경영층과 임원진들이 직원들을 좀 더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함이다. 직원들을 생각하는 의도를 담아 인사 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은 인사 규정에 따라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반대로 마음에 드는 직원들을 위해 처우 개선과 조기 승진 제도를 활성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인사 제도와 계획을 살펴보면, 경영층이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만약 다니고 있는 회사의 인사팀이 독립적이고 본인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낼 수 는 환경이라면, 직원들의 처우는 한결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경영층의 꼭두각시처럼 의도한 바를 단순히 전달하며 수동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이 인사팀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가 없다. 오히려 인사팀에서 직원들에게 더 크게 목소리를 내라고 등 떠미는 형국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일방적인 소통에 불만이 쌓이고, 회사와 나를 분리하여 벽을 치는 계기가 된다.


2) 희미한 보상

  대다수의 직원들은 자아실현의 목적보단 생계유지의 목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즉, 본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처우는 결국 '돈'이라는 의미이다. 직원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바는 물가 상승률에 맞춰 임금을 인상해 주고, 목표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달성되었을 때 성과급을 통해 직원들에게 적절히 배분해 주고, 격적인 승진과 복지를 통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증진시켜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회사 입장에선 '비용'으로만 여겨진다. 직원들의 소속감이 회사에 기여하는 바를 가벼이 여기고, 그저 인건비로만 따지고 드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쓰이는 비용을 제 호주머니에서 생돈 나가듯이 아까워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몸을 갈아 넣어 가며 만든 실적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희미해진다. 임금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 실질 소득이 감소하며, 성과급과 복지는 여러 가지 명분으로 인해 점차으로 축소된다. 회사에 위기가 와서 일회성의 감축이 아니라 시장과 상황이 좋은데도 직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회사는 직원들을 그저 '대체가능한 비용'으로만 볼 가능성이 크다.


3) 반복되는 거짓말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직접적인 보상을 못해주는 경우에 말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주로 연초나 명절, 조직개편 전후로 경영층이 '담화문'의 형식으로 전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메일 속에는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이라는 말로 거짓말이 시작된다. 일단 직원들에게 나가는 비용을 축소시켜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므로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전쟁 어쩌고, 외환위기 어쩌고, 시장 분위기 어쩌고... 허리띠를 졸라맬 때입니다.'라는 식이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가 매출이 가장 잘 나왔고, 영업이익도 목표를 달성했었다. 그러고 나서 자기반성을 통해 감정에 호소하는 말을 하는데 보통은 '회사가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은 경영층의 책임이 큽니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임금을 반납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니, 심지어 다른 해에 비해 더 높은 연봉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식의 반복되는 거짓말은 결국 직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알게 될 상황을 일회성으로 포장하고선 그 시기만 회피하려는 경영층에게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직원들을 우습게 아는 태도는 경영층의 '가벼운 말'에서 드러난다. 담화문의 마지막 내용에는 '우리가 힘을 합치면 함께 위기를 극복하여 비전과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마무리하지만, 이미 수만 번 배신당한 직원들은 이를 끝까지 읽지도 않고 휴지통에 내다 버리고 만다.



  직원들을 X같이 생각하는 회사의 3가지 특징을 살펴보았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앞서 언급한 '꼭두각시 인사팀, 희미한 보상, 반복되는 거짓말' 등에 해당되는 사항이 있는가?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회사와 본인의 비전을 일치시키는 것에 심각한 고민을 하길 바란다. 이런 회사들은 그저 직원들을 '일회성 소모품'으로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며 이런 식의 말을 윗사람들에게 들어본 적이 있는가?


"너 아니어도 여기 일할 사람 많아!"

"이 정도 임금이고 복지면 충분하지 않아?"

"회사에 자꾸 뭘 바라... 너는 그만큼 회사에 벌어줬냐?"


이런 식의 발언은 결국 경영층에서부터 어떠한 여과 없이 나에게까지 쭉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미 그 중간의 갭을 메우고 있는 본인의 팀장과 선임들마저도 저러한 생각에 동조하고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회사에서 일하며 저런 말이 수시로 주변에서 들려온다면, 우선은 회사와 나를 따로 분리하여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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