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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Oct 28. 2023

내가 회사 체질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법

"아, 내가 회사 체질이었구나!"

  십 년간 회사를 다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어떻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다. 면면히 살펴보면 같은 회사를 다녀도 각각의 회사생활을 천차만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다양한 변수들이 화사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의 관계,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 기본적인 생활 습관, 동료들과의 관계, 연봉, 복지, 심리적 거리와 물리적 거리 등 회사생활에서의 태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상당히 많다. 일전에 회사원에 태도에 대해서는 정리해 보았으니, 이번엔 회사생활을 영위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즉, 내가 회사생활에 맞는 체질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말이다.



1) 규칙적인 생활

  회사는 기본적으로 출,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다. 지금은 자율 출근제, 유연 근무제로 어느 정도 시간적인 유연성이 확보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각하는 사람은 꼭 나온다. 본인이 미리 설정한 출근 시간조차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활에서 시간 관리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항상 마감 일정이 있고, 보고해야 하는 일정이 있으며, 회의, 출장 등 다른 이들과의 시간 약속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규칙이 있어야 이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겠다.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 이들은 생각보다 회사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앞서 언급한 대로 출근시간에 다른 이들에 비해 지각이 많아지게 되는데, 태도를 중시하는 선임과 일한다면 곤욕을 치를 확률이 높다. '프로 지각러'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각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해외 축구 경기를 보는 등 잠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심지어 잠 귀가 어두워 아침에 알람 소리도 잘 듣지 못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 알람 듣고 껐는데, 십 분만 더 자려고 하다가 망했네!"이다.


  출근시간 지각뿐만 아니라 규칙적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보통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회사 상황에 정신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다른 일정을 미처 챙기지 못하고, 스스로  기본 생활에서 시간적으로 유연한 성향이기에 회사에 와도 일정을 꼭 맞춰야 한다는 생각크지 않다. 나 같은 경우는 하나의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시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강박이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나, 회사생활에서는 분명 유리한 측면이 있다. 회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MBTI에서 4가지 성향 중 P와 J를 가장 많이 비교한다. P는 즉흥적 성향이과 J는 계획적 성향으로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J가 규칙적 회사생활에서 좀 더 손쉽게 적응할 수 밌을 것이다. 나 또한 파워 J이다.



2) 포용력

  회사는 상사의 지시에 의해 업무가 떨어지고,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업무가 이뤄진다. 러므로 회사생활을 좌우하는 데 있어 관계적인 포용력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최근에 팀장 자리를 몇 년간 꿰차고 있던 타 팀 팀장이 팀원으로 내려오는 나름 충격적인 인사 발령이 있었다. 엔지니어링 능력이 출중하여 임원과 상사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던 팀장이 순식간에 좌천당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다른 팀원들에게 물어보았다. 알고 보니 몇 년간 소속 팀원들에게 팀장 평가를 최악으로 받아왔는데, 그동안은 직속 임원과 상사들이 그 팀장을 감싸고 있었기에 인사팀의 경고가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이번 대규모 조직 개편으로 그 팀장을 감싸고 있던 임원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팀장을 막아줄 우산이 사라진 것이다. 인사팀에서는 곧바로 팀원 평가를 몇 년간 최악으로 받은 팀장을 팀원으로 내리는 조치를 한 것이다. 이 사건은 팀장이라도 팀원과의 부드러운 관계 형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소속 팀원이라고 노예 부리듯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요즘 회사생활에서는 직속 상사의 지시뿐만 아니라 동료, 후배들의 고충과 불만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다방면의 관계적 포용력이 필요하다. 론 예전처럼 간이고 쓸개고 집 냉장고에 넣어놓고 출근하는 식의 무조건적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많이 변화하였고, 그렇게 요구하는 상사가 만약 있더라도 정당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 단지 우리는 다양한 생각과 성향과 태도를 갖고 있는 이들과 일하면서 부드럽게 소통하고 성과를 이끌어가면 되는 것이다. 관계적 포용력은 뒷담화하지 않고, 편을 가르지 않는다. 이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일하는 상황이 껄끄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며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는 없지만, 업무적으로라도 포용력을 갖추려 노력하면 적어도 회사에서 적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3) 인정에 대한 갈망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자신의 커리어를 자부심으로 여기고,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회사에서 본인의 비전을 이미 찾았거나,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인정에 대한 갈망은 회사생활의 태도를 바꿔놓는다.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고 성실하게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전문성 향상으로 보답을 받는다. 즉, 회사생활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른 이들처럼 가정 생활, 취미 생활, 투잡, 쓰리잡, 재테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겠지만, 회사생활에서의 성과를 본인 인생의 깊은 발자취로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그렇기에 상사들이 보기에도 이런 직원들은 인정을 해줄 수밖에 없다. 회사생활을 남다르게 대하고 있고, 그게 결국 태도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회사에 임원으로 있으신 분들도 모두 이러한 과정 속에서 누군가의 눈에 띄고 빛을 발하였다. 인정에 대한 갈망은 자칫 다른 이들의 평가에 대한 의존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갈망하지 않아도 어차피 회사생활에서 남들이 나를 보는 평가는 나도 모르게 계속 이뤄지고 있다. 회사생활에서 더 위를 바라본다면 평가에 대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것보다 의존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본인은 좀 더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회사 체질임을 결정짓는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하여 았다. 규칙적인 생활, 포용력, 인정에 대한 갈망이 그것이다. 내가 이에 해당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거나 와닿지 않는다면, 질문의 형식으로 바꿔볼 테니 마음속으로 한번 대답해 보도록 하자.


1)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가?
2) 시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강박이 있는가?
3)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잘 받아들이는가?
4) 남들의 지시와 의견을 넓게 수용하는가?
5)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한가?
6) 회사에서 비전을 찾고자 하는가?

 

러한 질문들에 'yes'가 많을수록 회사 체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나 같은 경우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5가지 정도는 yes라고 답하였다. 즉, 나는 회사 체질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사실상 이런 대답을 하지 않아도 회사를 좀 다니다 보면, 여러 상황 속에서 본인이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난 속으로 생각했다. '아, 내가 회사 체질이었구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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