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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Sep 19. 2022

회사 생활을 '게임하듯이' 재밌게 하는 법

"회사라는 게임에서 나만의 전략 만들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리니지라는 게임을 좋아했다. 리니지를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스타크래프트에 빠져있었지만, 난 유독 리니지라는 게임에 매료되어 있었다. 중학교 3학년. 하교 후 PC방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리니지를 즐기고 있었다. 몇 년간 하다 보니 내 캐릭터는 꽤 성장해 있었다. 남들보다 강한 내 캐릭터를 내 모습인양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던 중 새로 생긴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가 다음 날 해킹당해 발가벗겨진 내 캐릭터를 보고 나는 가슴 깊이 울었다. 그 시절 나에겐 그게 전부였고, 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렸다. 경찰서에 찾아가 지능범죄수사팀에 의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웬 꼬마 아이가 게임 아이템 잃어버렸다고 떼쓰는 것을 아무 말 없이 들어준 경찰 직원분께 감사다. 그러나 결국 난 아무것도 찾지 못했 그 사건 이후로 리니지를 접었다. 그리고는 내 인생에 리니지라는 게임은 없을 줄 알았는데, 모바일 버전이 몇 년 전 출시했다. 이미 직장인인 나로서는 시간 투자를 많이 못했기에 현질(?)을 살짝 하면서 몇 달간 추억을 플레이했다. 하지만 문득 내 회사 생활이 생존을 건 게임인데, 난 무엇을 키우고 있는 건가?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허상을 쫓고 있는 느낌이었고, 그날로 난 모바일 리니지도 그만두었다. 그러면서 내 회사 생활을 게임과 같이 즐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생각해 보았다.


레벨업 하기

  리니지는 RPG(role-playing game) 장르로 유저가 게임 속의 캐릭터를 나만의 방식으로 성장시키며, 다양한 캐릭터들과 세계관에 맞는 역할을 해나가는 온라인 게임이다.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레벨업을 하면서, 수시로 캐릭터가 성장한다. 나는 어릴 적 내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면서 레벨이 낮아 입지 못했던 갑옷을 입으며, 더욱 강해지는 것에 큰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이를 회사 생활과 접목해보면, 수시로 달성할 수 있는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하나씩 성공시킨다. 그리고 그 작은 성공이 어느 정도 누적되었을 때 스스로 보상을 주는 것이다.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주일 또는 이주일 정도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목표를 잡는다. 나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보고서 2회 배포하기', ' 이주마다 해외 직원에게 영어로 안부 인사 보내기', '일주일에 업무 관련 논문 1건 요약하기' 등이 있겠다. 이렇게 작은 성과들이 누적되면,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회사 동료들과 커피 타임 또는 회식을 한다든지, 나만의 작은 선물을 한다든지, 점심을 구내식당이 아닌 회사 밖에서 먹는다든지 그 보상은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겠다. 이렇게 회사 생활이 루틴화 되면 캐릭터 키우듯이 나 스스로 회사 생활에서 레벨 업하는 재미를 느끼며, 더욱 강해지고 싶다(직장으로 치면 승진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캐 키우기

  리니지를 몇 년 간 해오면서 나는 부캐를 키운 적이 있다. 부캐란 내가 주로 키우고 있는 캐릭터 외에 필요 상 새롭게 만들어 키우고 있는 서브 캐릭터를 말한다. 주 캐릭터가 하지 못하는 섬에서의 노가다 활동이나, 아이템을 팔 때 창고 또는 상인 역할을 해준다. 또한 부캐의 익명성으로 주 캐릭터에서 복수하고 싶었던 놈에게 귓속말로 욕을 때려 박는다. 그러면서 희열을 좀 느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악플러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어쨌든 난 시간 날 때마다 부캐를 어느 정도 키워서 주 캐릭터에게 도움을 주고, 주 캐와는 다른 부캐만의 게임 속 캐릭터 특성도 즐길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부캐'라는 개념이 실제 일상생활 속에서 각광을 받았다. 아마도 '놀면 뭐하니?'라는TV 프로그램에서 재석이 음악을 배우며 실제로 공연까지도 하는 음악가로서의 활동을 '부캐'로 정의하면서 대중들에게 인식된 것 같았다. 나는 회사 생활에서도 이 부캐의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회사 생활이 주 캐이니, 회사 생활에 도움도 되고 재미도 있을 법한 나만의 부캐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꼭 부업처럼 별도의 수익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덤으로 부캐가 캐시(?)도 벌어준다면 훨씬 좋긴 할 테지만, 부담 없이 일상의 활력과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만 치중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해왔고,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으로 부캐를 삼아 보았다.


  1) 헬스 운동가 : 직장 생활을 하며 재미로 7년 간 꾸준히 해왔고, 몸과 정신이 건강해짐을 느끼기에 회사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음
  2) 독서 실천가 : 최근 독서 삼매경에 빠졌고, 책에서 얻을 깨달음음 삶에 녹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덤으로 회사에서 보고서 작성할 때 도움이 됨
  3) 육아 마스터 : 세 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아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도 찾았지만, 인내심도 기를 수 있어 회사 생활이 육아보다는 쉽다는 관념을 주입하여 실제로 회사 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감소함을 느낌


  별 거 아니지만, 나처럼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에 부캐라는 개념을 살짝 도입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사 생활에 재미와 활력을 줄 수 있다. 이것이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회사 생활 비결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니, 독자분들도 본인 삶의 부캐를 꼭 만들어 보길 바란다.


혈맹 만들기

   리니지 포함하여 RPG 게임에는 혈맹 또는 길드라는 캐릭터들의 모임이 존재한다. 시스템적으로 다른 유저와의 협력을 통해 함께 적을 무너뜨리는 데서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건드린다. 마치 과거에 한 부족이 곰이나 호랑이를 맞닥뜨렸을 때, 다 같이 협력하여 이러한 맹수들에게서 살아남은 생존 본능과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같은 혈맹 간의 관계는 엄청 끈끈하다. 실제로 현생(?)에서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현실에서 결혼도 한다. 그리고는 게임에 접속하여 같은 혈맹원들과 피로연을 연다. 어떻게 실제로 얼굴도 보지 못한 게임 속 관계가 이렇게나 끈끈해질 수 있을까? 이를 회사 생활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째, 함께 공통의 목표로 많은 시간 협력한다. 게임에서 몬스터 보스를 물리치듯이 회사에서도 한 가지 뚜렷한 목표를 갖고 다른 사람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다. 이 부분은 이미 많은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또는 억지로라도 하고 있을 것이니 어렵지는 않겠다. 다만, 정말로 내가 잡고 싶은 보스 몬스터인지 곰곰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고, 그게 아니라면 목표를 변경하든 혈맹에서 탈퇴하든 선택을 해야 하겠다.  


  둘째, 내 역할을 인정받는다. 리니지에서는 다른 혈맹과 공성전을 할 때 각자의 위치가 있다. 기사는 앞에서 몸빵(?)하고, 요정과 법사는 뒤에서 지원 사격을 한다. 회사에서도 대리면 대리가 할 일, 과장이면 과장이 할 일이 있다. 스스로도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업무를 인정받으면서 구성원은 끈끈한 소속감을 느낀다. 


  셋째, 취미 활동을 공유한다. 사실 리니지라는 게임에서 만난 것만으로도 유저들은 최고의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를 사귄 것과 같다. 그래서 더욱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고, 그런 긍정적 심리 상태가 서로를 더 끌어당긴다. 회사에서도 이런 전략이 필요하다. 직원 간의 갈등을 함께 취미 생활을 공유하면서 푸는 것이다. 취미는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볼 수 있기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공통의 취미가 공유된다면 회사에서 이보다 더 친한 사람이 없다. 나도 실제로 회사 헬스장에서 함께 2년간 운동을 한 후배와 가족 모임을 할 정도이다. 임원들이 골프를 놓지 못하는 데도 분명 그런 이유가 있으리라. 회사에서 이렇게 나만의 취미 혈맹을 만들어 생활한다면, 끈끈한 인간관계와 더불어 생동감 있는 회사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게임하듯이' 재밌게 하는 법을 알아보았다. "회사 생활이 스트레스로 가득한데 어떻게 게임하듯이 합니까?"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재미없는 회사 생활을 그나마 자기 최면이라도 걸어야 좀 더 활력 있게 회사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는 누군가에게 팀장이 최종 보스일 수도 있겠고 팀원이 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자신만의 새로운 게임 속으로 빠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회사 생활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고, 게임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을 접목해 볼 수 있겠다. 여러분도 나의 방식을 따라 해 보거나 본인만의 전략을 만들어, 이 지루하고 고된 회사라는 게임에서 꼭 승리를 쟁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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