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똥이애비 Sep 10. 2022

직장 생활 10년, 젊은 꼰대를 탈피하는 4가지 방법

젊은 꼰대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젊꼰'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

  나도 어느새 직장 생활을 한 지 10년이 지났다. 사실 이 10년이란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뒤를 돌아보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후배들이 꽤 생겼다. 10년의 직장 생활 동안 회사는 나를 이 조직에 적응하게 했고, 이젠 스스로 날아보라고 등 떠미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여느 선배들처럼 조직에 순순히 물들어가고 있다. 내가 신입일 때 10년 차 선배들은 대단해 보였고, 이따금 무서워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들어온 신입이 나를 그렇게 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꼰대'라는 용어의 의미는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이 쓰던 은어였지만, 최근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되었다. 본인이 꼰대인지 아닌지 알려주는 '꼰대력 테스트'를 인터넷에서 쉽게 해 볼 수 있다고 하니 혹시나 본인이 궁금하다면, 한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내가 신입일 때는 이런 꼰대라는 용어보다는 세대차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였던 것 같다. 점차 세대차이가 극심해지고 이 용어로는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의 딱딱한 가치관을 비판하기엔 부족했기에, 결국 꼰대라는 비꼬는 방식의 용어가 각광받고 있는 듯했다.


  꼰대는 그냥 세대차이고 그러려니 조롱하며 넘어갈 수 있지만, 문제는 '젊은 꼰대'이다. 자신과 비슷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꼰대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후배들에게 더욱 배신감을 들게 하고, 회사 생활을 정말 힘겹게 만든다. 어쩌다 이런 젊은 꼰대가 탄생했을까? 그들의 사고방식이 어쩌다 같은 세대 사이에서 차이를 불러왔을까? 그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봐야겠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본인이 스스로 '젊음 꼰대'라는 인식이 있거나, 회사에서 동기나 후배들과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면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고, 내가 제시하는 방법들을 써보도록 하자. 나는 회사 후배들과 몇 년째 허심탄회하게 잘 지내고 있고, 내 밑으로 들어온 인턴들과도 트러블이 전혀 없었으니 내가 하는 방식대로만 해도, '젊은 꼰대'라는 말은 본인 사전에서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우린 동등한 관계고, 나는 네 편이야'라는 인식을 준다. 후배라고 해도 얼마 차이도 나지 않는다.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면, 그들이나 나나 똑같이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실무자일 뿐이다. 어차피 똑같은 월급쟁이고, 똑같은 직장인이므로, 조금 일찍 들어왔다고 해서 군대처럼 권위의식 가질 필요가 없다. 그냥 같이 사회생활하는 동지로서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다 같이 힘들기에, 같은 처지라는 생각을 가져보도록 하자.


  둘째, 그들의 불만을 많이 들어줘라. 회사 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회사 자체에 대한 불만, 팀장에 대한 불만, 선후배 간의 불만 등 불만 천지다. 후배들이 불만이 생기면 보통 먼저 가장 가까운 동기들과 함께 나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자기 불만의 타당성이 확보되면, 팀 내의 가까운 선배들에게 하소연하기 시작한다. 이때가 기회다. 평소에 후배들과 사사로이 커피를 마신다면, 이런 불만이 접수되었을 때 잘 들어주며 공감해주도록 하자. 같이 욕해줄 필요까진 없지만, 절대 거기서 불만을 말하는 후배의 잘못을 지적할 필요는 없다. 그러는 순간 바로 역효과로 '젊은 꼰대'의 낙인이 찍힌다.


  셋째, 그들이 바뀌길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공론화한다. 후배들이 무조건 예뻐 보일 수는 없다.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회사 생활에서 선을 넘는 행동을 했을 때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버럭 하지 않아야 한다. 분명 직장 생활에서 후배가 잘못한 것은 선배로서 지적하는 게 맞다. 그래야 그 후배도 발전이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그 단조롭고 딱딱한 지적 방식은 그들에게 반발심만 불러올 뿐이다. 먼저 타이밍을 잘 잡는다. 회식 자리에서나, 다른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화기 애애한 분위기가 좋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다가, 후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는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아 맞아! 제출기간 말하니까 생각났는데, ㅇㅇ후배야! 그때 제출기간 언제쯤 남았을 때 나한테 보냈지? 퇴근시간 5분 남았을 때 보내면 나 야근하라는 거 맞지?" 가장 좋은 건 그 후배와 비슷한 연배의 다른 후배들에게 들어보는 것이다. 그럼 그게 정말 화낼만한 상황인 건지, 잘못을 한 후배가 정말 잘못한 건지 공론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후배를 내 입에서 직접 나오지 않은 말로도 지적할 수 있게 된다. 조금 어렵지만 '농담 반, 진담 반 전법'이 관계가 틀어지지 않게 지적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장점을 부각하여 칭찬을 많이 해주자.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고, 더군다나 직장 생활에서 관찰한 나만의 장점을 잘 잡아내서 칭찬해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들은 그러한 칭찬을 듣는 순간 바로 나를 세심하고 안목이 좋은 선배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는 건 '젊은 꼰대'와는 정말 반대되는 개념이 되므로, 그들의 선입견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 앞서 제시한 세 번째 '지적 공론화' 방식은 복잡한 면이 있으므로, 이미 칭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놨다면, 직접적이고 간단한 방식으로 한 두 번 지적하더라도 '역시 세심하시니까 내 잘못도 확실히 짚어주시는구나, 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하신 거니 고치려고 노력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렇게 네 가지 정도를 추려보았는데,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권위 의식 없이 동등한 관계에서 경청하고, 지적은 칭찬과 함께 공론 하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젊은 꼰대'의 문제는 사실 본인들이 '젊꼰(젊은 꼰대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답이 없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줘도 '그게 무슨 문제야?' 라는 식의 태도로 말하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멀리하는 게 좋다. 내가 제시한 방법은 자의든 타의든 '젊은 꼰대'라는 인식을 갖게 되어,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 한해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