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을 뛰어넘는 행복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는 엄청난 계획형 인간이다.
하루 일과를 시간 단위로 정해놓고 어떻게든 할 일을 여유롭게 끝내는 게 마음이 편하다.
캘린터는 매일매일의 일정으로 가득 차 있고, 아침에는 전 날에 다이어리에 적어둔 일과표를 보면서 하루의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다만 실행력이 계획력에 비해 떨어진 뿐.
그러다 보니 가끔 조급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뭔가 결정이 나야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그때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을 미리 시작하는데, 여유가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어영부영 늦장을 부리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당장 어떻게 손 볼 수 없는 일에 괜히 혼자 걱정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밤을 새운 적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이것만 봐도 나는 안정적이고 계획적인걸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인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나 하는 일들은 모두 오히려 그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계속 외부의 영향으로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 불안정함을 뚫고 일이 마무리되었을 때의 알 수 없는 안도감과 성취감을 계속 쫓아간다.
9 to 6을 가장 갈망하면서도 9 to 6에서 쉽게 얻을 수는 없는 감정을 놓지 못한다.
학창 시절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까지 주야장천 적성 검사를 받게 한다.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내 성향과 적성에 맞는 직업군을 추천해준다. 물론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한 후에 직업군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지만 성향에 따른 결정이 과연 최선인가라는 질문에는 확답을 내릴 수 없다.
부끄러움이 많은 내성적인 사람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면 가수가 될 수 있고, 자유로운 성향의 사람이 안정적 삶을 위해 공무원이 될 수도 있지 않나?
개개인의 선택은 그들의 몫이니, 나는 내 성향마저 가뿐히 넘어설 행복을 찾아 모험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