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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기정 May 27. 2024

[산문집] 그런 네가 갈 곳은 없어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말해. “너는 나를 받아줄 거야?”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물론이지” 나는 고민 끝에 몸을 던지고, 순식간에 젖어드는 옷가지와 머리카락. “조금 차가운데” 하자 바다는 말하고. “조금만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 대답하려 입을 여는 순간 들이닥치는 파도. 몇 번의 기침, 허우적거림을 지나 힘겹게 말하길, “언제까지 있어야 해? 힘들어” 바다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하고. “네가 있던 곳은 이곳보다 더 힘들었잖아“ 나는 할 말을 잃고 조금은 두려워진 표정으로, ”그래도 이곳보단 아니었던 거 같아, 나 돌아갈래” 그러자 바다는 강한 파도를 일으키며, “그런 네가 갈 곳은 없어” 하고 몇십 번의 기침, 허우적거림을 지나 떠오른 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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