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잠시

by 라니 글을 피우다

멈추다.



주부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염천의 더위를 피해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

낯선 얼굴들로 가득한 이곳은,

음악과 이야기들이 끝없이 흐르며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바쁘다.

쾌적한 실내 분위기가 마음을 누그러뜨리지만,

자주 올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처럼 가볍게 드나들기엔,

나에겐 ‘카페’라는 단어마저 여유이자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평소엔 집에서 콤부차 한 잔으로

나만의 홈카페를 즐긴다.

오늘만큼은 예외다.

“엄마도 카페 같이 갈래?”

그 한마디의 배려에 얼음처럼 굳어 있던,

하루의 들쑥날쑥한 피로의 커튼이 스르르 걷어졌다.

아이가 건넨 커피 한 잔과 코끝을 간질이는 빵 냄새에 결국 유혹을 참지 못했다.

먹고 나면 옆구리가 더 넓어질 텐데,

그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불타오르듯 붉게 물든 저녁노을은

화염 같은 더위에도 지지 않겠다는 듯 하늘을 태운다.

말없이 펼쳐지는 그 광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숨이 고요해진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세상 이야기들.

하지만 그 소리들이 왠지 나와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시시콜콜한 대화와 만남이

때로는 따뜻한 쉼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또는 너무나 무의미한 하루로 끝나버릴 때도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처럼 조용히,

나만의 시간이 더 많이 흐르는

오늘이

왠지 더 고맙고

좋다.



시원한 카페로 함께 쉬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