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늘 한 발 물러서 있는 사람.
먼저 제안하지도, 다가오지도 않는다.
감정이 오가는 순간에는 서툴고,
갈등이 생기면 싸우기 싫다며
스스로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에게 그것은
평화를 지키는 방식일지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그 침묵이 방치처럼 쌓여간다.
그래서 또다시
내가 먼저 말해야 한다.
그래야 겨우 움직인다.
그 반복이
어느 날은 견딜 만하고,
어느 날은 몹시 지치고 싫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어쩌면
관계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사람은
그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어쩜,
내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