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산 너머 집을 가고 있다.
해가 숨바꼭질하듯 여기저기서 얼굴을 붉게 보인다.
장난치듯 산과 나무 사이, 건물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숨는다.
또다시 구름 사이로 살짝 비치는 햇살,
산 너머로 스며드는 붉은 빛.
이제는 못 찾겠다 싶던 꾀꼬리를 외치려는 순간,
고개를 들어 환히 비친 햇살을 만난다.
나는 다시 술래가 되어
건물 속 넘어 있는 해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붉은 해는 보이지 않고,
나는 멀리 감치 와 버렸지만
하늘은 붉은 빛으로 하루를 물들인다.
구름에 가려진 노을은
보일락말락, 또다시 내 눈에 잡힌다.
숨바꼭질이 끝났지만,
빛은 여전히 장난스럽게 나를 스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