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보이를 참으로 감명 깊게 봤다. 정품 CD를 잘 안 사던 시절이었는데 나는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여 정품 CD를 샀다. 당시 애들이 어렸지만 나중에 애들이 크면 같이 보려고 정품을 구매했던 것이다. 자녀 교육용으로 19금 영화 CD를 샀다고 하면 웃을 일일 지도 모르겠다. 그 영화에 나오는 여러 가지 명대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웃어라, 온 세상이 같이 웃어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게 될 것이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살다 보면 참으로 맞는 말이라는 걸 느낀다. 나는 스트레스가 있으면 친구를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그러면 속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약간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번은 사업을 하다가 믿고 맡겼던 친한 친구한테 뒤통수를 맞았다. 그래서 그 친구를 같이 잘 아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서 그 친구를 향하여 엄청 심한 욕을 해댔다. 고등학교 동창도 나랑 보조를 맞추어 그 친구 욕을 엄청 하기에 내 입장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고등학교 동창은 나중에 그 친구를 만나서는 그 친구의 입장이 되어서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한 편으로는 섭섭했지만 한 편으로는 고등학교 동창이 이해가 되었다. 고등학교 동창 입장에서는 나나 그 친구나 같은 친구이고 누가 잘했던 잘못 했던 자신은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니 굳이 이 상황에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매를 맞으면 매 맞은 나만 아프다. 같이 아파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능하면 웃어라. 울어야 될 상황이 오면 울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어라. 울고 있는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울고 있는 내 옆에 오면 같이 힘들어 해야 하는데 누가 그러한 역할을 자처해서 하겠는가?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 말이 사용되는 상황에 들어가서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사업이 참으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어려워서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하면 같이 소주잔을 기울여 주고, 어렵다고 하니 소주 값은 대신 지불해 주지만 진정한 도움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아무리 울어봤자 결국은 나 혼자 울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나만 어렵고 나만 고생하지 아무도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지 않는다.
주위에 속칭 잘나가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바쁘다. 나도 그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한 수 지도 받고 싶어도 그 사람은 너무 바빠서 만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해대는 바람에 약속이 많고 매일 바쁘다. 내가 웃으면 온 세상이 같이 웃어준다. 내가 잘 나가면 가만히 있어도 주위에서 나를 찾는다. 내가 성공하면 온 세상이 같이 기뻐해준다.
결혼식은 참석 안 해도 흠이 안 되지만 장례식은 가능하면 참석하는 게 좋다는 게 우리네 상부상조 마인드다. 좋은 일은 내가 참석 안 해도 본인이 크게 섭섭하지는 않지만, 안 좋은 일은 위로해 주지 않으면 본인이 섭섭해 한다. 나누면 배가 되는 기쁨은 나누지 않아도 기쁨은 그대로 이기에 덜 섭섭하지만, 나누면 반이 되는 슬픔은 나누지 않으면 슬픔이 크기에 나누지 않으면 섭섭할 수도 있으리라.
만약 내가 직장을 잃게 되면 내 주변은 어떻게 될까? 위로해주고 도와줄까? 아마 잠시 위로는 해줄지 모르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나만 울게 될 것이다. 명심해야 한다. 세상은 냉정하다. 내가 어려워지면 상대방은 멀어진다. 내가 웃으면 내가 찾지 않아도 내 주변에 사람이 많을 것이고, 내가 울면 나는 외톨이가 될 것이다. 나중에 외톨이가 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을 욕하지 마라. 그게 세상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해고 통보를 받기 전에 당당히 사표를 던질 수 있다면 당신은 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