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꽃을 파는 것이다(1)

by 이영범

연 매출 100억 원이 넘는 회사를 운영 중인 선배와 골프 모임에 같이 참석할 기회가 생겼는데 마침 집이 가까이 있어서 카풀을 하여 같이 가게 되었다. 1시간 30분 정도의 운전 시간 동안 심심하기도 하고 졸음도 쫓을 겸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선배의 옛날 얘기를 듣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이사장은 내가 L사에 입사하기 전에 A제약회사에서 영업했었다는 것 알고 있어?”

“네? 금시초문인데요?”

“내가 입사하기 전에 A제약회사 영업사원을 하다가 L사에서 경력사원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합격한 거야”

“아, 형님한테 그런 경력이 있었군요. 저는 오늘 처음 듣습니다.”

“내가 A제약회사에서 영업할 때 어떻게 했는지 얘기해줄까? 졸음도 쫓을 겸?”

“네, 얘기해 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내가 A제약회사에서 영업할 때 담당이 종로지역이었어. 이사장도 알지? 종로에 유명한 약국들 많이 있잖아.”

“네, 저도 종로가 약국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당시 나는 약국에 가서 어쨌든 약사한테 말 한 마디라도 붙여보려고 노력했지만 콧대 높은 약사들은 아예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라고. 매일 출근해서 종로 바닥을 헤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약사한테 단 한 마디도 붙여보지 못한 나는 좌절감에 종로 길가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지.”

“아니? 한 달 동안 말을 한 마디도 못 붙여 보셨다고요? 종로에 약국도 많고 약사도 많은데 그 중에 단 한 명한테도 말을 붙이지 못하셨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형님이니까 믿지,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을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좌절감에 거의 포기 상태로 종로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꽃을 파는 아줌마가 보이더라고. 순간 머릿속에 번쩍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

“만화에서 보면 머리 위에 백열등이 번쩍 하는 그런 순간이군요. 그게 어떤 생각이셨는데요?”


--- (2)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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