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1)

by 이영범

어느 모임에서 자신이 어느 직장의 영업사원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현재 직장에서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제품을 수입하여 개인 사업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팔릴지 걱정이 앞섭니다.”

“어떻게 판매하실 생각이신데요?”

“제가 지금 직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니 직장의 기존 판매처에 내가 수입한 제품도 섞어서 같이 판매하면 어떨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평소 저하고 관계가 좋으니 구매해줄 것 같기는 한데 자신이 없어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일단 백만 원 어치만 수입해 보세요. 그리고 그걸 직접 팔아 보세요.”


갑자기 그 사람의 눈이 커졌다. 아마 아무 대책 없이 백만 원 어치 수입하라는 뜻으로 들린 모양이다.


“일단 팔아 봐야 팔릴지 안 팔릴지를 알지 그냥 이렇게 커피 마시면서 백 번 천 번 얘기를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비로소 그 사람의 안색이 좀 풀린다.


“백만 원, 큰돈입니다. 하지만 사업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첫 거래 만들겠다고 거래처 사람들 만나서 커피 마시고 점심 먹고 심한 경우 소주라도 한 잔 하게 되면 백만 원 금방 없어집니다. 그렇게 차 마시고 점심 먹고 소주 마셔서 얻게 되는 지식이 가치가 있을까요, 백만 원 어치 직접 수입해서 직접 팔아 보고 얻게 되는 경험이 더 가치가 있을까요? 직접 팔러 다녀보면 지금 거래처 사람들이 본인한테 잘해준 게 개인한테 잘 해 준건지 회사 영업 담당자한테 잘해준 건지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아, 그럴 수 있겠군요.”

“나도 대기업 영업사원을 했었지만 거래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거래처 사람들한테 중요한 건 그 회사의 영업담당자였지 저 개인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느끼지 못하면 개인사업 하기 힘듭니다.”


사업을 하려면 원래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서 점차 키우는 것이다. 처음부터 크게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뭔가 조금이라도 일단 직접 해봐야 한다.


---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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