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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도 Jul 20. 2024

사람을 믿자vs 상황을 보자...굿파트너, 감사합니다

청춘의 아이콘들의 변화 (스포주의)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스타 이혼 변호사 장나라와 함께 일하게 된 신입 변호사 

남지현이 의뢰인에게 말한다.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들의 '나만 믿으라'는 말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는 듯 

남지현은 의뢰인에게 당당하게 이 말을 한다. 


술만 마시면 폭행하는 남편과의 이혼을 고민하면서 상담을 반복하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는 의뢰인과 남편의 불륜에 대해 자세히 알면서도 이혼을 하지 못하는 상사 장나라에게 말한다. 


2017년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정의로운 검사를 연기했던 그녀가 사회 초년생으로 변호사 일을 택했다면 이랬을까 싶은 모습이다. 


그리고 '사람을 믿자'고 외치는 사회초년생이 또 다른 드라마에 있다.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소장님은 절대 그런 짓 할 분이 아니에요"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 <무빙>에서 말 그대로 날아다니며 고윤정 배우와 풋풋하게 연애하던 그 소년이 그대로 사회초년생이 된 것 같은 모습으로 신임 감사팀장 신하균에게 외친다. 


'쥐새끼들을 잡는다'며 사내 비리를 해결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신하균은 이정하에게 "당신은 감사 업무와 맞지 않는다"며 아파트 건설현장 크레인 사고의 비리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한다. 


'절대 그런 짓 할 분'이 아니라던 소장은 크레인 사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추락사고로 크게 다친 크레인 기사를 물에 빠뜨려 유기하려다가 마음을 바꿔 지역 병원에 몰래 입원시켰고, 사고난 기사를 바꿔치기하는 과정에서 각목으로 다른 기사의 다리를 내려쳐 부러뜨렸다.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야 한다, 상황을" 설경구가 영화 <불한당>(2017년)에서 했던 말이 떠오를 정도로 신하균은 비리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파악하며 대응책을 만든다. 


<굿파트너> 속 스타 변호사인 장나라의 촉과 대처 능력도 보통이 아니다. 남지현이 의뢰인의 말은 믿어야 한다며 아내의 의부증을 주장하면서 본인은 불륜을 한 적이 없다고 결백하다는 그의 주장을 믿었지만, 그는 장나라가 예상한 것처럼 회사 직원과 불륜 관계를 반복해왔다. 


귀엽고 발랄한 청춘을 상징하던 장나라와 독특하고 방황하는 청춘을 연기하던 신하균이 20여년이 흐른 뒤 시니컬한 매력을 내세우며 상황에 집중하라고 주니어를 가르치는 시니어가 된 모습이 흥미롭다. 


남지현과 이정하 배우도 시간이 흐른 뒤에 이런 배역을 맡을지와 그 무렵의 드라마 트렌드는 어떨지 지나봐야 알 일이다. 


그래도 사람을 일단 믿어보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상황을 믿어야 할지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굳이 따지자면 둘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일단 믿어보지만, 누구나 어떤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믿어도 말은 걸러 듣고, 저 자리나 저 상황에 있으니까 저런 말을 하는구나 식으로 주변을 살핀다. 


일단은 재밌는 드라마 두 편의 등장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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