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enhagen
날씨가 좋은 날, Værløse 동네의 Søndersø 호수에서 보트를 빌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오전을 보낸다. Søndersø 호수의 물은 맑고 깨끗해서, 많은 동네 주민들이 호수 곳곳에 마련된 다이빙대에서 점프를 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나도 이곳에서 여러 번 수영을 즐겼는데, 호수가 정말 깊은 동시에 바람에 의해 물의 흐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수영은 물을 컨트롤할 수 있는 수영장에서 해야 가장 편하다. 하지만 호수 수영을 하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매력 또한 분명하다. 겨울이 되면 Søndersø 호수가 꽁꽁 얼어붙어 사람들이 호수 위를 걸어 다니는 이색적인 재미를 즐긴다고도 한다.
코펜하겐 Central Station에서 기차를 타고 Værløse로 가는 길에 천천히 열차 안을 둘러본다. 사람들의 흔적이 가득한 열차에 새삼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낀다. Værløse까지 향하는 길 사이에는 숲이 있는데, 숲을 가로지르는 열차의 선로를 타고 창밖의 울창한 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느낌이 든다. Værløse 역에 들어서면 숲에서 나온 맑은 공기와 함께 오크의 향이 가득하다.
여자친구와 코펜하겐 시내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Plin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겼다. 노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었지만 이날은 날씨가 흐리고 쌀쌀해서 결국 식전 빵을 먹고서 실내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덴마크는 아무리 한 여름이라도 날씨가 흐리면 꽤 추워서 언제나 겉옷이 필요하다. Plin에서 경험한 저녁 식사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선 전체적인 식사 코스의 구성이 깔끔했고 각각의 요리가 모두 훌륭한 맛으로 제 몫을 해내며 식당의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와 함께 조화로운 저녁 시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친구들과 Brøndby IF 시즌 개막전을 관람하러 갔다. 코펜하겐에는 두 개의 프로 축구 클럽이 있는데 FC København과 Brøndby IF로 나뉜다. 얼마나 객관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지 친구들에 의하면 FC København은 큰 자본으로 성적을 만들어내는 구단이라서 진정한 열정과 팬을 보유한 Brøndby IF가 코펜하겐의 근본 축구 클럽이란다.
경기 시작 전 팀 스토어에 들러서 작은 마스코트 인형을 샀다. 유니폼을 사기에는 축구에 대한 애착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마침 유니폼을 나 대신 입고 있는 귀여운 인형이 있었다. 아직까지 나의 방에 잘 앉아있는 Brøndby 인형이다.
축구 경기장은 딱 클럽 스타디움 수준의 규모였다.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구장이다. 유럽은 한국과 다르게 각각의 클럽을 위한 경기장이 마련되어있다. 그래도 한국이 야구의 인기는 축구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각 구단의 구장이 있지만 , 축구는 월드컵 구장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인프라, 팬 규모의 차이라고 본다. 내 생에 첫 유럽 축구 리그 직관이었다. 경기 결과는 후반전 막바지에 결승골을 넣어 1:0으로 Brøndby IF가 승리했다. Hygge한 시간이었다.
한 달의 시간동안 나와 여자친구를 코펜하겐, 독일을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 데리고 다니며 소개시켜주던 친구의 집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정들었던 Værløse를 떠나 Vedbæk으로 향한다. 모두 서로 아는 사이이고 친분이 있기에 Værløse의 집 앞까지 우리를 데리러 와줬다. Vedbæk에서는 또 다른 덴마크의 라이프 스타일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동네도 코펜하겐과 더욱 떨어진 곳이었고 (루이지애나 미술관과 가깝다) 옆에는 바다를 두고있는 멋진 동네였다. 친구의 집에는 매우 큰 마당이 있었는데 잔디 관리 트랙터를 타고 마당 관리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재미는 나 혼자서만 본 것인지 이것 또한 고도의 스킬이 필요하기에 친구는 내가 잔디를 일정하지 않게 막 깎아놓은 것을 보고서는 경악을 하며 뒤늦은 잔디 관리 강습을 받았다.
나는 당시 롤스로이스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LA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Beverly Hills를 지나갈 때마다 이 사람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거처럼 롤스로이스를 타는 이유는 뭘까? 그들이 말하는 Carpet Ride는 무엇일까? (양탄자를 타는 듯한 승차감)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며 그저 궁금해하는 브랜드였다. 운이 좋게도 Vedbæk에 사는 친구 집에서 내가 덴마크를 방문하기 몇 달 전에 롤스로이스를 구매하였고 나는 레이스(Wraith)를 타보았다. 정말 차량의 승차감이 좋았고 무엇보다 평소 브랜드가 가지는 신비로움 덕분에 이 4인승 쿠페에 대하여 더 큰 감동과 의미를 찾았던 거 같다.
Vedbæk 친구 집의 마스코트. 강아지의 이름은 코코(Coco)다. 코코는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집 마당은 물론이고 때로는 집 밖을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알아서 다시 돌아오는 유러피언다운 강아지라고 할 수 있다. 옛날에 한국 시골에서도 그랬다고 하지만 요즘 시대에도 이렇게 사는 강아지가 있다는게 재밌었다. 언제든지 코코를 트랙킹하기 위해서 목에는 애플의 에어태그가 달려있다.
석양이 지는 어느 오후 앞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요트에 대하여 친구가 소개해 준다며 우리는 동네 근처 요트 선착장에 방문했다. 정말 고맙게도 친구는 나와 여자친구가 여름에 덴마크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겸사겸사 자신이 더 큰 요트를 운항할 수 있도록 면허를 갱신하고 며칠 동안 연습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정말 많은 시간을 북유럽의 따듯한 여름 햇살 아래 요트 위에서 보냈다.
친구의 요트에는 재밌는 기능이 있었는데 배 안에 또 다른 고속보트를 보관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다. 우리는 요트에서 Williams를 꺼내어 Vedbæk 앞바다를 가로지르며 액티비티를 즐겼다. 참고로 Williams Jet Tenders라는 보트 제작 회사는 영국에서 만들어진다. 웹사이트를 들어가보니 더 규모가 큰 럭셔리한 고속 보트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가 타고 다닌 보트는 가장 기본형이었는데 2명이 탈 수 있었고 제트스키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었고 시트도 푹신푹신 해서 좋았다. 친구 덕분에 새로 알게 된 브랜드다. 나는 LA에서 넘어오기 전 몇몇 친구들을 위해 다저스 구장에 갔을 적에 다저스 모자를 샀었다. 평소 모자를 잘 쓰지 않는다던 이 친구는 LA가 크게 적힌 모자를 받고 매우 기뻐하며 다 함께 바다를 나갈 때 마다 다저스 모자를 썼다.
요트 뒤편에 마련된 공간에서 다 같이 앉아서 떨어지는 붉은 태양을 보며 여름의 늦은 오후를 즐겼다. 나는 사실 뭔가 계획하고 여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히 당시 덴마크를 방문했던 가장 큰 이유는 군대를 입대하기 전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내가 편하게 느끼는 덴마크에서 여름을 보내고 싶었던 것이 컸고 또한 북유럽의 여름이 상대적으로 시원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대한민국 부산에서 쭉 살아왔던 나에게 덴마크의 여름은 땅 위에서나 바다 위에서나 완벽했다. 오히려 습기가 없어서 그렇게 쾌적하다는 LA의 여름보다도 시원해서 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 덴마크는 앞으로도 좋은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느꼈다.
하루는 코펜하겐 상업 중심 지역인 Strøget에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던 중 Georg Jensen(기오 얀센) 매장을 방문했다. Georg Jensen은 평소 덴마크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 올 때 사 오던 선물 중 하나라서 그렇게 알고 있던 브랜드였다. 이 브랜드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참 잘 쓴다. 특히 나는 그들의 Home Deco, 액세서리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눈여겨보는데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보다 디자인과 감성이 특별하다고 생각해 무척이나 좋아한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매우 덴마크스럽다. 이날은 물병을 우연히 구경하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아름다운 물병임과 동시에 덴마크를 기념할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을 위해 여러 개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Georg Jensen이 한국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인 만큼 공식 온라인, 오프라인 스토어가 입점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북유럽 가구, 제품을 직수입해 주는 몇몇 한국 웹사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
코펜하겐의 유명한 놀이동산인 Tivoli Gardens에 놀러갔다. 이름 그대로 코펜하겐의 큰 정원같은 존재인데 모든 덴마크 사람들의 어릴적 추억이 녹아있다고 말할 수 있고 도시 한 가운데 위치하여 놀이동산을 걸어다니면 놀이기구 뒤로 틈틈히 멋진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함께 보인다. 1843년에 개장한 역사적인 장소이며 그에 맞게 세계에서 3번 째로 오래된 수동 롤러코스터 Rutschebanen도 이 곳에 방문하는 이유다. 오른쪽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Rutschebanen을 탑승하게 되면 열차 중간에 운행을 수동으로 조작하는 직원이 앉아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기본적인 롤러코스터이지만 생각보다 스릴이 넘치고 운행시간도 길어서 오히려 옆에 위치한 신식 롤러코스터보다 더 매력있었다. 특유의 기분좋은 덜컹거림도 요즘 만들어진 놀이기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이한 승차감이었는데 꼭 한 번 Tivoli Gardens에 놀러가서 경험해보길 바란다. 여담으로 미국의 가수 마이클 잭슨과 디즈니에서 과거에 Tivoli Gardens를 인수하려고 시도했었는데 덴마크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이코닉한 정원이 외국인의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크게 반대하며 인수 제안 또한 거절되었다고 한다.
다 같이 Vedbæk에서 차를 타고 코펜하겐 시내에 위치한 Royal Bistro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 과거 2019년 겨울에 이곳에서 밥을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사이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이 바뀐 것을 알아챘다. 덴마크 사람들이 사랑하는 레스토랑답게 맛은 물론이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던 근사한 식당이다. 나는 유럽에서 먹을 수 있는 프랑스식 홍합 요리가 좋다. 나의 최애 요리 중 하나다.
코펜하겐은 예술적이고 아름다우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도시다. 여자친구와 함께 코펜하겐에서 데이트를 즐기며 거리를 걷다 보면 감각적인 카페, 레스토랑, 로컬 상점들이 눈에 띈다. 느낌 있는 편집샵과 디자인 관련 브랜드 매장들도 많이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특정 국가들이 고유의 색깔이 강해,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그들만의 해석이 담겨 다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덴마크다. 여담으로, 미국에서 예술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수업 시간이나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코펜하겐이 자주 언급되곤 했다.
이날은 Vedbæk 앞바다에서 요트를 타며 햇빛을 즐기다가, 바로 앞에 위치한 스웨덴 섬 Ven을 구경하고 저녁식사를 한 뒤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했었다. 집 앞마당 수준으로 가까운 곳이지만, 이론적으로는 덴마크 사람들에게도 해외여행이다. 날씨가 따듯하고 파도가 잔잔해서 배 위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에도 완벽한 토요일이었다. 여름이지만 초여름 계곡물처럼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어서 수영도 해보고, 요트 안에 있던 웨이크 보드도 꺼내서 시도해봤다. 웨이크 보드는 도저히 균형을 잡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해가 높게 떠있는 동안, 음악을 끊임없이 크게 틀어놓고서 태닝과 다이빙을 즐겼다.
오후 2시가 되었을 즘 우리는 Ven으로 항해했다. 하루 종일 Williams를 타고 놀고 있는 나를 보고서 친구는 섬에 갈 때까지 Williams로 뒤에서 요트를 따라오라고 했다. 당시 총 인원이 6명 정도 되었는데 Ven으로 가는 길에 중간중간 요트를 세워서 너도 나도 바꿔가며 Williams를 즐겼다. 요트 뒤를 따라가면 제트 엔진이 만들어 내는 파도가 생겨서 파도를 타고 점프할 수 있었기에 더 재밌었다. 여자친구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권을 가지고 갔는데 입국 심사조차 없는 섬이었다.
30~35분 정도 항해를 하고 Ven에 도착했다. 선착장 근처에 이르자, 가족 단위로 세일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선착장은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어디에 정박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었다. 작은 선착장에 많은 배들이 몰린 상황에서는 정박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고, 특히 우리 요트는 크기가 평균보다 커서 더욱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요트 옆자리를 내주며 함께 정박을 도와주었다. 요트를 정박한 후에는 옆에 있는 배와 밧줄을 묶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배도 구경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곳의 배들은 대부분 개인 소유였고, 사람들은 데크 위에서 음식을 먹으며 여름을 만끽하고 있었다.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면서 요트 경기장을 자주 지나치는 나로서는 이런 문화가 부럽게 느껴졌다. 부산의 요트 경기장은 대부분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되는 투어용 요트만 있어서, 사람들이 요트에서 자고 생활하며 여름의 활기를 즐기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도우며 세일링 기술을 배우고 있는 꼬마아이들도 많이 보였고, 선착장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평범한 동네의 선착장이었지만, 유럽의 세일링 문화는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자전거를 렌트하고 Ven을 구경했다. 2시간 남짓하게 자전거를 타면 섬 전체를 다 돌 수 있었는데 섬을 구경하다 보니 엄청나게 큰 규모의 크루즈를 타고 놀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인 만큼 중간중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여러가지 상점들이 있는데, 젤라또가 참 맛있었다.
Ven을 떠나기 전, 선착장 주변에 위치한 친구의 최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겼다. 내가 먹은 생선 요리도 너무 맛있었고 디저트로 먹은 크림 브뤨레도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선택이었다. 레스토랑의 테라스에 앉아있으면 보이는 노을, 선착장에 정박된 채 살짝 흔들거리고 있는 요트들, 그리고 식사를 하며 친구들과 나눈 대화까지 모두 기억한다.
Ven을 떠나기 전, 요트 위에서 찍은 노을 사진이다. 우리는 다시 Vedbæk으로 돌아와 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실 처음엔 이 섬에 큰 기대가 없었지만, Ven에서 보낸 하루는 여전히 덴마크에서 보낸 여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들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유럽 사람들이 여름을 즐기는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했다. 나는 그들이 가진 여유로움이 좋다. 이런 여유는 태생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덴마크 특유의 교육 방식과 국민성이 만들어낸 삶의 태도인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단순히 휴가 때만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삶을 조급하게 살지 않고, 하루하루를 음미하며 살아가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나도 이런 점을 본받아, 어떤 일이든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자면, 그런 맥락에서 보면 한국과 미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바쁘고 빠른 생활 속도는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사실 미국도 생각만큼 여유롭기만 한 곳은 아니다. 특히, 가장 느긋한 이미지로 알려진 LA에서 유학 중인 내가 보기에, 도시의 규모와 크기를 고려하면 확실히 LA만의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덴마크에서 경험한 여유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이 가진 빠른 속도감과 거기에서 오는 장점들을 사랑하며 그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여전히 나에게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가장 살기 편한 국가다. LA의 방대함과 그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문화 또한 내가 LA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정말 Hygge는 존재한다. Hygge는 덴마크의 문화적 정체성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덴마크에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은 내가 코펜하겐을 항상 독보적인 1순위 휴가지로 고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