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mentor)

by lynn

인생에 멘토가 있다는것은 참으로 감사한일이 아닐수 없다.나의 20대초반에는 베이징에서 만났던 나의 북경대학교 캠퍼스의 바로 맞은편 항공대학의 영어교수로 와계셨던 Lee선생님이 나의 주된 멘토이셨다

어렵고 방대한 공부량을 채우기 위한 나의 도전은 눈물로 하루를 시작해서 눈물로 마감하는것이 일상이였다.그러면서도 한편 항상 어려서부터 몸이 연약한 체질이라 병원을 자주 들락거려야 했던 나를 걱정해주시는 부모님은 일년에 두번씩은 꼭 나를 보러 북경으로 와주셨던 기억이 난다.부모님의 정성이였을까..나는 어느새 패킹런(pecking人)이 되어가고 있었다. 눈물과 외로움을 혼자 이겨낼수 없을때마다 내곁을 기도로 지켜주던 한사람 바로 나의 멘토 B.lee교수님이셨다. 때로는 언어와 문화의 혼돈기를 겪을때마다 교수님은 적절한 질문과 대안으로 나를 붙잡아 주곤 했다. 교수님은 대학내에 작은 아파트에 살고 계셨고 어린 자녀가 셋이나 되었다.어느날이였을까.나는 교수님댁에서 유학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또다시 눈물을 흘려버렸다.그때 어린 꼬마들이 교수님께 물었다."아빠 저 언니는 왜 울어요?""음~감사해서 그래"영어로 하는말을 나는 알아들었고 철없는 나자신의 이 해프닝을 지금도 생각하며 미소를 짓고있다. 그렇다.나는 그토록 유약한 아이였다.한번도 부모의 그늘을 또나본적이 없는 나였기에 나는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그리워 했지만 북경에서는 오로지 내가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책임져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스스로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교수님은 나를 인격적으로 멘토링을 해주시면서 나의 정신과 의지의 성장을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다.


한학기가 지나고 또 한학기가 지나고 나는 이제 중국어로 하는 북대 교수님의 강의를 예전보다는 익숙하게 들을수가 있었고 그 때 내 앞에 나타나주신 또 한분의 미국인 멘토가 있었다. 우리는 BICF라는 국제교회에서 만났다. C.wolf라는 이 할머니는 조용하게 수첩만한 작은 성경을 읽고 있었다.나는 영어가 수줍어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다.할머니는 내게 자기집으로 나를 초대해 주었고 나는 이후로 시간이 날때마다 할머니를 만날수가 있었다.우린 맥도널드에 항상 먼저 가서 햄버거를 먹고 나면 항상 할머니가 계산을 해주셨다. 언제나 나를 만날때는 백발이었던 할머니는 고운 화장과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곤 했다.

나는 부족한 영어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질문을 자유롭게 할수가 있었고 할머니는 그 어떤 질문에도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사랑으로 내게 알려주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을까.나는 정말 어려운 문제에 부딫치고 말았고 어떤 사고로 이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오전엔 교수님을 만났고 오후에는 할머니를 만나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 두분들은 모두 완전히 다른 해석과 문제해결을 제시하는것이 아닌가..나는 여기서 동서양의 사고방식과 체계 그리고 교육과 문화에서 나오는 극과 극인 두 멘토의 다른 제시법을 알게 되었고 약간은 충격이였으나 나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둘 다 맞는 해답일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두 분 모두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또 나를 위한 최선의 해결법을 제시해 주었던 것이다. 어쨌든 나는 둘 중 한개를 선택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선택받지 못한 또 하나의 해결책이 틀린것만은 아니였을것이다. 나는 지금도 두분께 감사하고 있다.

다른것이 꼭 틀린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교훈으로 배우게 되었다.


또한 내게는 중국인 멘토가 있었으니 그것은 내가 문제를 도저히 풀다풀다 어쩔수가 없을때 나타나 주는 친언니같은 S언니였다. 언니는 철없는 내게 한마디를 해주었다. 사람을 만날때는 신중하고 또 가려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때의 나는 세상물정을 모르고 철없어 사람을 어떻게 만나고 내심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잘 모를때였다. 너무도 고마운 언니이다. 그 언니는 나타나기만 하면 그냥 내 문제를 자신의 일처럼 해결해 주었다.


나는 이제 나이 50대 초반...나도 내가 만난 이 고마운 나의 멘토처럼 그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어줄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나는 그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단정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깊은 마음을 가지고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도 문제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할수 있도록 그런 질문을 할수 있는 지성과 경험이 준비가 되었는가를 스스로 질문해본다.


돌이켜보니 내 주변에는 너무나 좋은 분들이 나를 지켜 주었던것 같아 감사하다. 나도 그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인생이 되기를 원한다.나이가 들어 갈수록 너무 험한 언어와 생각은 멀리 보내 버려야겠다. 고운말도 충분히 깊을수가 있으며 때로는 그져 지켜봐주는 침묵도 그 누군가에게는 그를 향한 믿음과 신뢰이다.


이제 나도 내 손을 조금씩 펴보려고 한다.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수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젊을때처럼 쉽게 흥미롭고 감동하고 탄성를 지르고 몰입하기는 어려운 나이지만 이제는 나의 작은손을 펴서 혼자라고 느끼는 그의 손을 먼저 잡아주자.

혹시 알까?그에겐 그 작은손을 잡고 싶을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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