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향이 난다

by lynn

남편을 불러본다. "여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맛난 차를 마시게 해줄게."나는 약간의 톤을 높여 약간의 흥분된 중고음 톤으로 말을 건네본다. 남편은 별일이 아닌줄 알면서도 처음인것처럼 무뚝뚝하게 대답을 해준다. "알았어.그래" 나는 또 이런다. "어떻게 하지 나혼자만 마시려고 사뒀는데..난 맘이 약해졌나봐" 하면서 정말로 나혼자 새벽에 미라클 모닝을 할때 마시려고 두었던 새로운 종류의 차를 또 꺼내들고 나타나 맛을 보여준다.


나는 왜일까.왜 혼자 몰래몰래 마시려고 아껴둔 차보다 남편에게 조금은 꺽쟁이같은 말투로 나타나 한가지 맛이 아닌 또다른 맛을 또 선보이고 싶어하는걸까. 안달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좋은게 있으면 남편과 친정 엄마에게 이야기 해보고 싶어진다. 오늘의 차는 스미스(smith)라는 브랜드의 허브 어소트먼트이다.

페퍼번트 리브소, 메도우 ,부케의 3가지 종류의 상큼하고 향긋한 티가 들어있다.


"엄마 오늘저녁엔 나와 무슨티를 마실까? 내가 아주 좋은티를 혼자 마시려고 두었다가 또 엄마한테 꺼내놓네" 빙긋 웃으며 또한번 너스레를 해보며 이번엔 티팟을 꺼내들고 차를 엄마에게 따라준다. "오 정말 향이 좋네 "엄마도 작은일이지만 이렇게 긍정의 대응을 나에게 해준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수 없다.

별일 아니지만 난 가끔씩 이렇게 조용히 지내다가도 가족들에게 큰일인양 무슨 선심을 베푸는양 이런 제스쳐를 취해본다. 나의 고마운 남편과 친정 엄마는 이런 나를 다 알면서도 나의 익숙한 제스쳐를 받아내주며 나를 멋적지 않게 해준다. 이러한 차향은 어느새 인향이 되어 우리 가족의 분위기를 따스하게 만들고 이들의 성숙하고 따뜻하고 온화한 대응은 나를 기쁘게 한다. 이러한 인향(人香)에서는 허브향이 난다.


첫째 아들이 홍콩으로 출국하면서 나에게 남기고 간 향초와 선물로 준 션샤인향의 핸드크림이 있다. 약간의 톡쏘는듯한 강렬한 향을 내주는 이 향을 나는 좋아한다." 엄마 이거 쓸래?"유학생이라 이번에도 짐이 많다.한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그칠줄 모르는 큰아들이건만 나에게 뭔가를 줄때는 한두마디만 하고 건내준다.나는 이번에 큰애에게 향수도 선물을 받았다.나의 비상금을 큰애에게 주어 보냈으면서도 아까운줄 모르고 아쉬울줄 모르는 나는 그런 엄마이다.


방금 작은아들이 군에서 휴가를 받아 돌아왔다.허깅을 하면서 너무나 반가와 살짝 눈물이 날것 같았다.내가 너무 세게 안았는지 "엄마 왜이러세요" 우리는 그러면서 같이 웃어버린다. 작은애는 군에서 내게 생일케잌 쿠폰을 보내주었다. 군에서 훈련이 힘들텐데 엄마의 생일도 기억하여주는 고마운 아들이다.빨리 일년이 지나서 제대와 더불어 홍콩으로 출국하여 복학할수 있는 그날만을 나는 기다린다.


이렇듯 두 아들과의 대화속에서는 내가 아껴둔 페퍼민트 리브스를 마실때 느낄수 있는 허브향이 난다.

나의 후각과 뇌를 일깨우는 상쾌하고 청량한 맛이 나는 이 차를 나는 사랑한다. 사실은 새벽에 혼자 깨어 홀로 마시는 차도 향그럽지만 가족에게 베푸는 나의 맘이 가득담긴 이 차는 더욱 내 심장을 따뜻하게 펌핑을 하게 만든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자꾸 말하게 된다.

"아들 차마실래?" 나는 큰애가 군에 가있을적에 항상 세가지를 빼놓지 않고 소포로 보내주었다.단백질 쉐이크와 여러 종류의 드립커피 그리고 생각이 차분해지는 프랑스티였다.

매일 똑같은 일과의 반복속에서도 차를 마시며 미래를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였다. 작은아들은 소포도 괜찮다며 사양하고 주소도 알려주지 않는다.약간은 서운하기도 하지만 아들들의 특성과 개성 그리고 의견을 존중하려 한다.


허브향이 난다.

우리집을 잠시 방문한 엄마와 그리고 남편 또 두 아들을 향한 내 맘속에서 사랑의 향이 나오는것 같다. 자꾸만 우리 가족들에게 차를 권하면서 이야기를 건네보는 나의 진심이 그들에게 닿을까. 알면서 모르는척 하며 나의 스미스차를 싫어하지 않는 내 가족들에게서 나를 향한 사랑의 향이 난다.


나에게서 또 그들에게서도 함께 마시는 찻잔에서 허브향이 난다.차를 마시며 나는 생각한다.

엄마, 여보, 아들들, 우리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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