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짓말은 하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말을 숨기는 게 꽤 자연스러워졌다.
습관적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거니까'라는 마음이 있다는데 공감이 된다.
마음이 불편해서 그만하고 싶어 몇 자 적는 지금부터 한 겹씩 허세를 내보기로 하는데 잘 변화되려나 싶다. 그동안의 내 글을 봐도 그렇다. 브런치는 사생활이 가득 들어간 내 (타인에게 보여주는) 일기장이라 정의했는데 가만히 내 글을 보고 있으면 숨기고 싶어 하는 것, 아닌 척 자랑하고 싶은 마음들이 아주 잘 보여 창피하고 웃겨버린다. 자리에 누워도 한참 잠이 들지 않을 땐 초등학생 일기장처럼 작은 메모장에 기분과 마음을 간단히 적곤 하는데 그 세 줄, 네 줄이 만들어낸 조그만 메모장엔 진심이 들어있고 이 브런치의 글들엔 가식이 들어있다.
메모장에는 밑바닥까지 감정이 무너질 땐 욕으로 남을 미워하는 감정도 적고, 한껏 좋을 때는 세상이 내 것인 마냥 행복을 표현했는데 한참 뒤에 그걸 다시 읽을 때면 그날의 감정들이 새록새록 살아나 힘들었던 좋았던 상관없이 웃음이 난다. 하지만 그것도 순도 100%는 아니다. 그 메모장에서조차 마음을 숨길 때가 있다. 양심에 찔릴 때, 약은 행동을 해 마음이 불편할 때가 그렇다. 나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쯤은 괜찮은데 비겁하고 약았다고는 생각하기가 싫어 그런 짓을 했을 땐 솔직히 적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외면하고 다른 표현으로 감정을 적을 때면, 혼자 있어도 솔직하지 못하게 됐네. 하는 자조 섞인 감정이 든다.
큰일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됐지만 사소한 일들에 감정 제어가 안 되는 날들에서 일이 터져버리니 후회가 앞섰다. 언젠가는 터졌을 일이라 어쩌면 내심 바라 왔던 일이었다. 단지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다 실수하고 사는 거지.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자기 위안은 내가 날 위로할 때나 적용되는 모양이다.
남한텐 해당이 안 되는 치사한 마음에 미안해진다.
어떨 땐 내 빳빳한 고집이 자랑스러울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못 이기는 척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싶어 진다. 선택을 맡겨버리고 그 뜻대로 살고 싶어 진다.
그래서 조금의 시도를 하기로 했다. 그 시도가 내 예상대로 된다면 행복할 날들이 펼쳐져 있어서 많이 노력할 것이다.
정말 하기 싫었던 일을 억지로 했을 때 결과물이 좋았을 때가 많았다. 또 막연한 자신감이 가득할 때 고배를 마신 날들도 많았다. 그 일들을 생각하는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힘이 난다.
요즘은 틈틈이 <호밀반의 파수꾼>과 <위아더좀비>를 보고 있다. 특히 이명재 작가님의 웹툰 <위아더좀비>에 반해버렸는데, 이것 때문에 내 허세가 의식이 됐나 싶다. 간결하고 웃긴 이 웹툰이 아주 아주 좋아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