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 목요일 밤엔

by 하비

목요일 밤엔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기에 계속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가 최근에 원인을 알게 됐다.

목요일은 전공 수업을 듣는 날이다.

학교, 학원 수업이 아닌 개인적으로 평생 공부해야 할 그 공부를 사사하는 시간인데, 짧으면 짧은 그 시간에 오롯이 몰두를 하다 보면 몸 안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생겨 밤늦게까지 활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목요일에 유달리 잠 못 드는 건 잔떨림이 남아서.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래서 속은 개운해졌지만 그뿐이다.

12시가 넘어가면 언제 잠이 들까 불안해진다.


덥기도 더워 결국 새벽 2시 30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조용히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설 준비를 하니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 약간 기쁜 마음에 침대에 누웠는데 아무리 잠들려고 해도 쉽사리 잠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서 노트북을 챙겼다.


새벽 3시에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조금 무서웠다. 고작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도 무서웠고 차에 타 잠시 앉아있는 시간도 무서웠다. 이상하게 무서운 밤이었다. 기어코 나온 것도 혼자 있으니 무서워진 이유가 컸다.

두려움도 잠시 마을 밖을 벗어나 택시 한 대가 보이니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광역시라 그런지 새벽인데도 모든 신호가 정상이었다. 고향은 그렇지 않은데.라고 혼자 주절대고 있는데 휑한 도로를 1분여 갔을까 왜 신호가 다 정상 작동하는지 알 것 같았다.

세상에 사람들이 안 자고 뭐 하는 걸까. 어떤 여성은 혼자 걸어가고 무리의 남성들은 왁자지껄 신나 보였다. 곳곳에 24시 해장국집과 곰탕집이 보였다. 동네의 새벽 3시의 활기찬 거리를 처음 마주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자취를 시작한 지 6년째, 혼자 차를 끌고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혼잣말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세상에, 세상에 이 사람들 왜 다 안자?라고 몇 번을 반복했는지.

지나는 아파트들에도 꽤 많은 집들의 불이 켜져 있었고, 길가에 군데군데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어느샌가 도로에도 차들이 많아졌다.

24시 동네 카페를 찾아가는 25분여 동안, 신호마다 사람들이 있는지 불 켜진 곳이 있는지 구경하느라 바쁘면서도 설마, 카페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겠지?라고 생각했다. 역시 아니었다. 카페는 술집들이 늘어선 번화가 내에 위치해 있었고 이미 야외 테라스엔 사람들로 가득해 남는 자리가 없어 놀람에 놀람의 연속이었다.

술집이 많은 번화가여서 그런지 카페 주위에서 싸움도 났다. 시선을 그곳에 둔 채 출입문을 열고 걱정과 궁금함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을 때 앞 테이블의 건장한 남성이 싸움을 말리러 갔다.

다행히 밖이 금세 조용해져 나 또한 조용히 실내로 들어와 콜드브루와 조각 치즈케이크를 주문했다.

실내는 역시 추워 긴팔 와이셔츠를 입고 오기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


다음 목요일 밤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조금 더 멀리 떨어진 대형 카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이 광역시 내에 무인카페를 제외한 모든 24시 카페를 한 번씩 다 가봐야겠다는 굳은 다짐도 한다.

하지만 진심은 반대다. 말이 씨가 될까 불안하다. 그저 오늘이 마지막 투어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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