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한 껏 느끼기
한 참 뜨거움에 허덕이던 8월, 희한하게 9월 초반이 더욱 가을 같던 날씨였습니다.
계속되는 가을비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 이 아까운 날씨와 9월을, 연휴를 보내주기 싫어서인지
가을임을 느끼는 것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아침, 하늘을 보니 아 '천고마비의 천고'가 제대로 보이더군요.
그래서 오늘부터 가을이다! 땅땅!!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참 아까운 날씨예요, 이 날씨만에 누릴 수 있는 것이 있거든요,
기분 좋게 부는 선선한 바람이, 그 바람이 주는 내음새를 한 껏 즐길 수 있고,
또 괜히 가을 하면 떠오르는 노래를 반복 재생하며 무한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할 틈을 벌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퇴근 후 친구들과 바깥에서 고기와 술 한잔을 곁들일 수 있는 허용된 날씨!
그리고 곱씹어 기다리던 주말에는
하루는 아껴뒀던 트렌치 코트를 꺼내 입고 이쁜 테라스에서 가을 공기와 커피 향을 같이 마십니다.
아! 참고로 이때는 꼭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가을향과 혼합이 잘되도록 해야 합니다.ㅎㅎ
월요일 시작 전 가장 아까운 일요일에는 뭘 할까 고민하다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그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그가 원하는 곳 하나, 내가 원하는 곳 하나 이렇게 합의해서 그 시간을 보내면
두배로 더 즐겁게 가을을 느낍니다.
괜히 서로가 읽고 싶었던 책도 나눠 읽고,
맛있는 음식들도 나눠 먹고,
월요일 시작 전 들어가기 싫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4-5바퀴가 넘는 산책을 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일주일이 시작되겠지요?
그만큼 가을 참 아까운 계절이에요,
다들 이 아까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의 가을은 이렇답니다.
'천고'를 보고 오늘을 가을로 인정한 저는 이 아까운 시간과 계절을 곱씹어보려고요,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도 의식하지 못했던 '가을향'이 갑자기 코끝에 맴돌고, '천고'가 시야에 보이는
그런 느낌을 조금이라도 건네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