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때? '말씬말씬'해!

귀여운 말-!

최근에 '말씬말씬하다'라는 말에 꽂혔습니다.

어느 책을 읽다가 발음이 귀엽길래 뜻을 알아봤더니, 더 귀엽게 느껴지더군요.


말씬말씬하다

- 잘 익거나 물러서 매우 또는 여기저기가 연하고 말랑말랑하다.

참 가을이랑 어울리는 단어이지 않나요?
요즘 길을 걷다 보면 단감들이 푸욱 익어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바닥에 철푸덕하게 깔려 있는 광경을 종종 목격합니다.

이 감들도 철푸덕이 되기 전 '말씬말씬'했을 텐데..!
또, 이 쌀쌀한 날씨에 맞춰 노오란 말씬말씬함들이 넘실거립니다.
여름에 수확해서 가을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는 고구마가 바로 그 대표이죠.
달짝 찌근하면서도 이 자국이 남는 말랑함.. 아 이제는 말씬말씬함으로 써봐야겠어요.
그런데 이 고구마도 익기 전 단단하고 너무 익히면 수증기로 인해 물렁함이 돼버리곤 하죠.

그래서 제가 얼렁뚱땅 내린 말씬말씬함의 정의는
단단해지고 나서, 푸욱 익기 전에 아주 짧은 기분 좋은 말랑함입니다.



최근 들어 손 끝을 스치는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그 바람으로 벌써 코 끝이 시려지는 겨울에 대한 상상이,

그 상상으로 연말의 사람들의 설렘이 눈앞에 벌써 아른거려

저의 지쳐서 굳었던 마음을 '말씬말씬‘하게 만들고 있답니다.



6,7월에 괜스레 바쁜 일상에,

더운 날씨 탓인지 드세지는 인간관계에,

점점 많아지는 실망을 견뎌가며

나름 단단해졌다고 꾸역꾸역 합리화했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단단했던 제 마음을 달래주려고 이 가을이 저에게 '말씬말씬'함을 선물해 준 것 같습니다.

또, 겨우 몇 달만 버티면 온 세상 사람들이 들뜨는 연말!

그럼 제 마음도 물렁~해지겠죠?



참, 이처럼 뭐든 힘들게 하는 단단함이 있어선지,

말씬말씬함도, 그 말씬말씬함이 눈감고 이겨주는 물렁함도 다 반복되더라고요.


그러니, 여러분의 '말씬말씬'함이 찾아왔다면

그것을 온전히 누리시고,

또 아직 오지 않았다면 단단함을 더욱 다지는 단계다! 하고 '말씬말씬'한 순간을 기대하며 힘내보고,

이제 하도 무르익어 물렁함까지 즐겼다면 다시 단단해지는 순간을 버텨내길 응원해요.


늘 말씬말씬하세요~라고 하는 건 어렵고

택없는 소리인 걸 알기에,

여러분에게도 꼭 말씬말씬한 순간이 옵니다!라는 확신의 말을 건네며

저는 이만 남은 말씬말씬함을 즐기러 가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