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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짖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귀는 아프다.

개의 표현성 짖음에 관하여.

by 점찍기

짖음이 나왔다면 조심하세요. 생각해야 합니다. 원인이 무엇일까. 고요한 밤 카톡 소리와 함께 온 장문의 문자가 있습니다. 내용은 다급했습니다.


'우리 강아지가 평소에는 조용했는데, 갑자기 오늘 밤부터 짖어요. 오늘 가뜩이나 늦게 퇴근해서 힘든데.. 어찌해야 할까요?' 피곤한 얼굴로 작성하셨을 마음에 가슴이 아픕니다.


전 간단히 보냈습니다. '오늘 돌아오셔서 강아지 놀아주셨나요?'


바로 날아오는 대답. '아뇨....'


이 문자를 읽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표현성 짖음이구나.

'개껌이 없다면 5~10분 정도만 놀아주세요. 차분했을 때요.'



강아지의 짖음


한 가지 명확하게 하겠습니다. 개들은 짖음이 언어 중 하나입니다. 개가 짖는 행동은 당연하고 이상할 게 없습니다. 다만 이건 있습니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개들은 잘 짖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에너지 소비도 크고, 굳이 짖을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차분하게 기다리거나, 보호자의 규칙에 따라 살면 짖을 일이 없거든요. 하지만 이와 반대라면 개들은 짖습니다. 효과적이거든요.


예전 글인 '뇌의 가소성'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개들은 가치 있는 행동을 선택합니다. 평상시에 흥분도가 높고, 규칙이 없다면 강아지들은 새로운 규칙을 만듭니다. 보통 '짖음'을 사용했을 때 보호자가 관심을 줍니다. 카톡 대화 내용을 끌어오겠습니다.


'처음에는 평상시처럼 낑낑거리거나, 보호자를 건들지 않았나요?'

새벽 12시였지만 답장은 빠르셨습니다.

'네!!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 밀치고 자니깐 짖더라고요ㅠㅠ 저는 이런 어리광은 받아주면 큰일 난다고 해서 최대한 밀쳐내고 단호하게 거부를 했는데, 이상하게 더 짖다 보니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 싶었습니다.. 우선 말씀하신 것처럼 터그 놀이해주고 나니깐 금방 조용해졌어요..! 에너지가 남았던 걸까요?'


해결은 되었지만 이제 남은 건 보호자의 학습욕구였습니다.


'모든 개에게는 머릿속에 '짖음'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예전에 했던 행동이 통하지 않으면 개들은 알고 있는 다른 행동을 선택해요. 그래서 강아지들이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하는 거죠.'


point.1


짖음을 선택하지 말아 줘...!


강아지들의 요구와 표현에는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짖음

발로 긁기

물기

뛰어서 관심 끌기

사람에게 점프하기

핥기

앉기

엎드리기


하지만 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한 개입니다. 핥으면서 동시에 앉는 행동을 할 수는 없죠. 그렇기에 강아지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최고의 선택을 하는데... 카톡 속 보호자께는 '낑낑' 거림이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러면 강아지는 점점 욕구가 심해질 것이고, 이것을 분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짖음'을 통해 요구성 표현을 하게 됩니다.


모든 욕구가 충족되어 있다면 개들은 뭔가를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잠을 선택합니다. 그것이 터그 놀이가 통한 이유죠. 하지만 삶을 살아가다 보면 결국 그러지 못할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강아지들이 그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우리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짖음과 감정적 표현이 아닌 차분하고 침착한 표현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세팅해야 합니다.


'물론 보호자께서 못 놀아주신 게 큰 원인이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가 짖는 행동이 계속 성공을 만들고, '포기하는 법'을 모른다면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강아지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진행을 해볼게요. 물론 내일이요....'


제 마음을 아는지 1초 만에 온 대답


'네!!!'


point.2

좋은 심리와 따라오는 표현

개들의 요구성 짖음을 줄이는 법, 간단....? 합니다. 정확히 3가지를 기억하시고 진행하시면 됩니다. 쪼금 힘든 길이 될 수 있지만, 한번 형성하고 습관에 배이면 정말 좋으니 시도해 보세요.


개를 대할 때 차분하게 대합니다.

보호자께서 모든 것에 규칙을 만듭니다.

보호자를 따라오고 싶게 만듭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화를 했습니다.


'아까 보낸 저 3가지를 명심해 주세요. 차분하게 대하는 건 필수입니다. 보호자께서 개를 흥분시키거나, 아기처럼 키운다면 개는 그에 따라 적응합니다. 참을 줄 모르고, 아기처럼 천방지축이 되겠죠. 포켓몬 키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차분함은 짖음을 선택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한참 생각을 하시더니 말을 꺼내셨습니다.

'규칙은 어디까지 만들어야 할까요?'

'개가 바라는 게 있다면 모든 걸 만들어 주세요. 음식, 놀이, 스킨십, 산책, 장난감, 간식같이 개가 바라는 게 있다면 어찌해야 먹을 수 있는지 알려주시고, 때로는 포기하는 법도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그 규칙이 힘들 수도 있기에 우리의 매력을 높여주세요. 밀당을 잘하시면 됩니다.'


키보드 소리가 열심히 들렸습니다. 보육교사를 하시다 보니, 개를 공부했을 때 비슷한 점을 많이 느끼신다고 합니다. 덕분에, 교육에 대한 열의도 좋으셔서 이해도가 높으시더라고요.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큰 거 빼고는요...


'중요한 건 우리가 해줘야 할 부분은 항상 해주세요. 에너지 소비가 부족한 개가 짖는 걸 거절하고 훈육하는 것은 미련한 짓입니다. 그 이후에 나오는 짖음은 단호하게 끊어 주시면 좋습니다. 경고 및 차분한 훈육을 하시면 좋고요. 다만 너무 강하게 하지는 말아 주세요...'


오해가 있을까 미리 적자면 개도 사람도 모두 훈육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 방식이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가끔 어떤 분들은 너무 단호해서 제가 무섭습니다... 적당히.. 적당히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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