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오빠가 내 가족이라서 좋고 행복하고 고마워

나를 태어나게 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낳아주신 분께 직접 말하고 싶어

by 크레이지고구마
봄이의 어린이집 졸업식날! 모두들 앞쪽을 보고 있는데, 봄이만 나를 보고 있다ㅋㅋㅋ 심지어 기도시간이었음ㅋㅋㅋㅋㅋ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7번째 우리 가족 탄생일


7년 전 오늘은

긴장감과 두려움과 설렘,

낯섦과 익숙함을 동시에 느꼈던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느껴졌던 기묘한 날이었다.


생후 29일 아기였던 봄이가 지금은 초등1학년이다.


우리 가족 탄생일을 기념하는 케이크 사서

축하 노래도 부르고, 촛불도 끄고, 케이크를 먹었다.


자기 전 일기를 쓰는데

우리 가족 생일에 대해서 쓰던 봄이가 말했다.

“선생님이 내 입양사실을 아는 건 괜찮은데,

친구들이 아는 건 싫어.”

“왜 그렇게 생각해?”


“친구들이 내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슬프겠다, 불쌍하다

이렇게 놀릴까 봐서 친구들이 아는 건 싫어.”

이 얘기를 하는데 봄이가 아주 슬퍼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조금 속이 상하는 것 같으나 평온해 보였다.


일기를 쓰면서 이런저런 일상적인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봄이가 말했다.

“엄마, 오늘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한데

조금 슬프기도 했어.”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어서 궁금해서 물었다.


“봄아, 왜 슬픈 기분이 들었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를 때, 눈물이 좀 날 것 같았어.”


“왜 눈물이 나려고 했을까?”

나는 정말 궁금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짐작도 가지 않았다.

“나를 낳아주신 이모? 엄마? 뭐라고 부르지?

(나는 생모를 ‘낳아주신 분’이라고

부르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나를 낳아주신 분을 보지는 못하지만

(이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난 생모가 보고 싶어서라고 생각했다)

나를 태어나게 해 주어 너무 고맙고,

또 나를 못 키우니까 입양원에 보냈고,

엄마 아빠 오빠가 나를 샀나?

(사람은 돈을 주고 사고파는 게 아니고

우리가 너를 입양해서 가족이 되었다고

바로 말해주었다)

아니 입양해서 나에게 잘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엄마 아빠 오빠가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어.”


“아, 우리 봄이가 슬픈 게 아니라

기분이 좀 뭉클했던 거야?”


“조금 감동받았고 고마워서 그랬어.

난 정말 엄마, 아빠, 오빠가 내 가족이라서

너무 좋고 행복하고 고마워.

또 눈물이 날 것 같아.”


황홀했다.


내게, 지윤파에게 그리고 지윤이에게

이보다 더한 선물과 찬사가 있을까!

아... 내가 살면서 봄이에게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정말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낳아주신 분께 태어나주게 해서 고맙다는

그 마음을 가지게 되어

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기회가 되면 봄이 생모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봄이에게 태어나게 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생모에게 전달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봄이의 대답은 내 예상과 달랐고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나를 태어나게 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낳아주신 분께 내가 직접 말하고 싶어.”

봄이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나라면 감히 상상도 못 했을 텐데,

역시 봄이는 용감하다.

당신이 지켜서 낳은 예쁜 여자아기가 자라서

태어나게 해 주어 감사하게 여기고 있으며

당신이 지켜낸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지,

당신이 한 일은 정말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모에게 알려주고 싶다.


나중에 생모를 만나게 된다면

꼭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내 삶에서

너무 감동적이며 가치 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