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평생의 동료들을 만나다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피터틸은 모든 대학에 붙게 된다. 그렇게 펜실베이니아 철학과에 들어가게 된다. 어릴 적부터 과학과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이과 계열로 과를 선택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어떤 특정 직업을 꿈으로 갖지 않았다. 오히려 직업의 진로가 불명확한 '철학과'를 선택한다. 먹고사는 것에 대해 걱정이 없던 그는 어떤 철학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틸은 대학에서 미래에 혁신을 이룰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같은 과에 호프먼이라는 친구를 만나 매일같이 토론했다. 격렬하게 토론하며 가끔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호프먼은 훗날 링크드인의 창업자가 된다. 이러한 토론 문화는 틸이 이후에 세우는 기업 문화가 됐다.
또한 그의 사상에 큰 영향을 주는 지라르를 만나게 된다. 지라르는 스탠퍼드 대학 교수이며 철학자다. 그의 모방이론은 다음과 같다.
모방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다른 사람이 가지니 자신도 갖고 싶어 모방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방은 경쟁을 낳게 되고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즉 자신이 자율적으로 욕망을 결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모방하여 욕망을 결정하게 된다.
어릴 적 경쟁에 이기려고 살아온 피터틸은 그의 모방이론에 감명 받고 경쟁은 혁신의 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경쟁이란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의 것을 옆 사람과 다투는 행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반 경제학자들이 얘기하는 경제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견해와는 반대다.
틸은 대학에서 학생신문 <스탠퍼드 리뷰>를 창간한다. 대학에 언론은 장악한 그는 자신의 생각을 마구 펼쳤으며 그로 인해 대학에 정책 결정을 바꾼 적도 있었다. 또한 <스탠퍼드 리뷰>에서 미래 함께할 동료들(켄 하워리, 데이비드 색스, 론스데일, 라보이스 등)을 만난다. 이들은 이후 틸의 창업 동료(페이팔, 페런티어 등)가 되었으며 실리콘밸리에 뛰어난 사람들이 된다. 글로서 영향력을 미친 그는 신문에 만족하지 않고 1995년 색스와 함께 <다양성이라는 미신>이라는 책을 쓰게 된다.
대학을 인맥을 쌓으며 졸업하고 로스쿨에 들어가는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게 된다. 대학원을 마친 후 소법원 서기로 1년 동안 일한다. 이후 엘리트 코스에 정점에 이르는 대법관 서기적에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떨어지게 된다. 이때의 실패는 항상 성공적으로 해왔던 그의 경험과 반대되는 실패였기에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때 저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1990년대에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은 두 곳으로 향했다. 하나는 금융계와 법조계의 황금빛이라 불리던 월스트리트, 다른 하나는 기술의 혁신을 빛내던 실리콘밸리였다. 그는 월스트리트로 향한다.
법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법무법인 회사 앤드 크롬웰에 들어간다. 이 회사는 많은 청년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회사였지만 1주일 80시간씩 일하는 살벌한 직장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죽어라 일하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갈길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가라고 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는 자신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내가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가?”,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더군다나 월스트리트에 뉴욕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했고 경쟁은 치열했다. 그곳은 고층 빌딩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더 높은 고층에서 일하는 것으로 남을 낮게 보며 희열을 얻는 그런 경쟁 사회였다. 그는 1억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일을 했음에도 생활비를 아버지에게 돈을 빌렸어야 했다. 결국 실리콘밸리로 가기로 결단했다.
당시 실리콘밸리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윈도우를 개발해 엄청난 매출을 벌어들였다. 애플은 PC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었다.
스위스에 물리학자 팀 버너스리는 웹브라우저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컴퓨터 언어 HTML을 만들었다. 그 기술을 기반으로 일리노이 대학 정보과학을 전공한 마크 안드레센은 대학생 때 웹 브라우저 모자이크를 만들었다. 모자이크 기술로 빠르게 전 세계로 퍼졌으며 누구나 웹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틸은 이곳으로 눈을 돌린다. 버블 닷컴의 파도를 타기 위해서였다.
이전까지는 남들이 가라는 대학 평판 좋은 안정적인 직장을 쫓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그는 부모님과 친구로부터 100만 달러, 지금 물가로 계산하면 한화로 약 26억 원에 달하는 돈을 모은다. 모험에 뛰어든 그의 나이는 30살이었다.
- 다음화부터는 틸이 페이팔을 창업하는 전설이 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기대해주세요~!
참고한 책: 『피터 틸』(토마스라폴트 지음), 강민경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