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더 낮추자”
난 군대에 와서,
작은 실수도 여러 번,
큰 실수도 몇 번 저질렀다.
항상 자신 있고 자존감이 높은
누군가가 뭐라 해도 전혀 상관을 안 썼던 나는
고집이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군대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부터는 달랐다.
하루는 동기랑 후임이랑 총을 닦고 있었다.
한 동기가 후임한테 얘기했다.
“이번에 들어온 너희 동기 좀 꼬롬하게 생겼던데
냄새도 나고 진짜 별로더라”
나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듣고 얘기했다.
“난 괜찮던데 외모로 판단하는 건 좀 그렇다”
그러자 동기는 발끈하며 얘기했다
“너도 들어올 때부터 꼬롬했어“
바로 대답했다.
“야. 어떻게 내 얼굴이 꼬름하냐? “
나는 웃으면서 받아쳤다.
“야 너 그 사건 기억 안 나?
내가 너 들어올 때 잘해줬는데
네가 그 사건 이후로 선임 들이랑 동기들이 너 싫어했잖아
그니까 네가 꼬름했지“
‘그 사건’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했다.
당황한 모습을 감춘 채 앞에서 웃으면서 대처했지만
갑자기 예전에 일을 꺼내서 무시하니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실수를 얘기하니
마음이 아프고
반박할 말이 없었다.
이 동기랑은 대화를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내게 책잡힐 만한 일이 없었으면
나 또한 악한 말과 무시하는 어조로 받아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실수로 그럴 수 없었다.
인생에서 하나님 앞에서의 실수는 얼마나 많을까
겸손하지 않고 함부로 말했건 순간들
나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부로 얘기했던 순간들
남을 무시했던 나의 모습들을
생각하면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성찰했다.
나한테 꼬롬하다고 한 친구가 밉긴 했으나
나 또한 함부로 말한 순간들을 생각하니
그저 부끄러운 나의 삶이 보였다.
이처럼 무시당하는 일이 있어도,
관계에 문제가 생겨도,
겸손의 기회로, 자신을 낮춤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함으로
조금이라고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두운 하늘이었지만,
유독 작아 보이는 별빛은
성실히 꾸준히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