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이 되어보니 느껴지는 것들

“인사 제대로 안 해?”

by Joel 훈

시간이 안 갈 것만 같은 시간은 지나

어느새 12월이 되고

언제 들어오나 싶었던 후임도 들어왔다.


후임들은 선임들을 만나면

긴장하고 경직된 상태로 크게 인사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이랬었는데 생각하면서

후임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준다.


선임이 되어보니

내가 이랬었게구나 싶어 참 깨달아지는 게 많았다.

나의 선임들은 왜 어떤 부분을 강조했는지

점차 조금씩 공감하며 이해하게 됐다.


후임의 마음도 선임의 마음도

모두 되어보니 이해가 됐다.

정말 그 입장에 처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같다.


하루는 생활관에서 후임들과 동기와 총을 닦고 있었다.

한 동기가 좋지 않은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와서 후임들에게 물었다.


“혹시 너희 중 전세장에서 있었던 사람 누구야?”


한 후임이 말했다.


“아까 제가 전세장에 있었습니다”


“인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소문이 있다던데..

인사 제대로 해“


그 후임은 당황한 상태였지만, 당당하게 말했다.


“저 인사 했습니다”


내 동기는 맞받아쳤다.


“그니까 인사 제대로 하라고”


후임은 억울해하며 얘기했다.


“저 정말 인사했습니다”


옆 다른 동기는 후임에게 말했다.


“그냥 선임이 말하면 죄송하다고 하는 거야,

선임이랑 대화할 때 말대꾸하는 거 아냐“


후임에 상황에 처해본 나는,

내 동기한테 조금 착하게 말해달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인사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지만

인사를 제대로 안 하면 후임들에 맞선임인

내 동기와 내가 혼날 수 있는 분위기라

혼내지 않는 것도 눈치 보이는 상황이었으리라


마음은 아팠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문제고 일이지만

후임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힘들어하는지 알기에,

최대한 보호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동기들이 행동하는 것까지

막을 힘은 내게 없었다.

게다가 내 동기들이 완전히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했다.

군대 이후에 사회에서는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있을까

그걸 보며 만약 힘이 없으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또한 나는 나대로 꼭 후임들에게 최대한

좋게 대해주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군대에 오니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고

선임과 후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후임들에게는

어둡고 어두운 밤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는 작게라도 그들에게

빛을 비춰주는 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