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회사에서는 하루에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크건 작건 언제나 사건이 일어난다
옆부서는 인원이 많은 편이다. 다만, 작년에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문제는 일이 많아서, 또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서 인력을 더 충원했지만
사실 작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큰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연도도 전망은 밝지 않다
이런 상황이 되니 내부적으론 잔인한 일이 일어난다
그건, 내가 보기엔 의도적 배제의 움직임이다
그리고 이는 상당히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가장 약한 인원을 내보내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의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맡기지 않고, 직급에 맞지 않는 임무를 부여한다
아랫직원들도 무슨 임무를 하달받았는지 지시에 따른 하극상과 반발이 보기 힘들 정도이다
인격이 실종되고 한 명의 사람이 무참히 짓밟힌다
이미 짐승의 세계이고, 약육강식의 룰만이 적용된다
잠자코 듣고 있다 보니, 참기 어려워서 일어나 소리치려 하니 눈치 빠른 차장이 나무란다
"이사님 타 부서 일에 이렇다 저렇다 말씀하시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맞다. 우리 부서일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임원 막내라 사실 힘도 없다
내가 나서면 오히려 더 시끄러워질 것이다
누구로부터의 지시인지도 알 수 없고, 사실 그들도 힘들고 괴롭지만 억지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장 부끄러운 일은 나도 이일로 손해를 보게 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의로운 척했지만,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그 직원은 1달을 견디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가끔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하는 게 전부였다
지금 다시 옆부서를 보면 알 수 없는 냉기가 흐른다
평범하게 가끔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도 보이지만
이전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이다
그들도 부끄러운 것일까. 혹은 실망한 것일까
그리고 비겁하게 몸을 움츠린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변명한다
"내가 나설 일이 아니었어"
"내가 나선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아"
회사는 구조로 결정되고
조직에 유용성으로 정립된다. 그리고 계산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건 감정과 자아가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본인의 자아상과 꿈과 목표가 있는....
스스로 많이 부끄러운 일은 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나도 가족이 있고, 생계를 버텨내야 한 명의 작은 인간이다
오늘따라 내가 더 작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