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런 정보도, 근거도 없지만
마치 육감, 흔히 말하는 식스센스가
조용히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그 어떤 근거도 없음에도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칠 때가 있다.
모든 지표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상황은 분명 불리한데도
마음속에서는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이까짓것, 별거 아니야.”
“이보다 더 악조건에서도 해냈잖아. 이번에도 할 수 있어.”
돌이켜보면 이런 감각들은
꽤 자주 결과와 맞아떨어졌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어”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잘된 일 앞에서는
“어쩐지 느낌이 왔었어”라며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자만스럽게 굴기도 했다.
그래서 가끔 궁금해진다.
이것은 정말 운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나의 심리 상태가 만들어낸 착각이었을까.
모든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고
나는 그 결말을 향한 흐름을
잠시 먼저 감지하는 것일까.
아니면 불안과 자신감이라는 심리 상태가
내 행동을 바꾸고,
그 행동이 다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일까.
이 질문은 결국 이런 물음과 닮아 있다.
사람은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아니면 살아가며 생각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답은 의외로 단순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둘 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생각하며 미래를 그린다.
계획을 세우고, 방향을 정한다.
동시에 나는 살아오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또 다른 생각을 만들어낸다.
어느 한쪽만으로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큰 운명이라는 줄기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위에서 우리의 생각과 선택, 경험들이
서로 엉키고 뒤섞이며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동물적인 감각,
이성과 경험,
그리고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관.
이 모든 것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다음 방향을 가리킨다.
바라건대
그 길이 풍랑 속이기보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물결 속에서
꽤 오랫동안 일렁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