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참 착하게 생겼다”라는 말을 들었다.
선하고 순진해 보인다는 말과 함께
며칠 전 있었던 일인데, 이상하게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 있다
생각이 남는 건
그 말이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업계에서 착하면 살아가기 어려울 텐데”라는 말과 함께
걱정스러워 보이던 그분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나는 그때
“종종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어버렸다
그분은 “얼굴에 쓰여 있어요. 나 착해요,라고”라며 웃으셨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표님에게도, 선배에게도, 지인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세상은 험한데
나는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사람을 쉽게 믿고,
나 자신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직원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는 모든 인간은 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람은 조금만 모여도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으며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간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존재이지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며
가능하다면 선한 쪽으로 향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그의 말이 맞는지,
내 생각이 맞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내가 경험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지혜는
논리적 지식과 경험적 지식이 함께 모여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운전면허가 있다고 해서
자동차의 구조와 운전법을 안다고 해서
처음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능숙하게 차를 몰 수 없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 쌓인 경험과
몸에 밴 습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감각이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비교적
사회적 갈등이나 큰 상처를 덜 겪어온
운이 좋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경험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고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지식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경험도 충분히 쌓인 사람이
어쩌면 고통과 시련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또 다른 형태의 배움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들로
오늘 밤은 유난히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