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침을 맞고 지압 마사지나 아니면 약초를 처방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도시에서 40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산골마을에 있는 나의 한의원은 도시사람들이 와서 강이나 산을 산책하기도 하고 또 아는 사람이 없는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
이렇다 보니 도시의 부유한 사람들이 대부분 나의 고객들이다.
이 환자는 골프를 치는 70대 중반의 사장님으로 IBIZA에 디스코텍을 4개나 가지고 있는 갑부이다.
이렇게 유흥에 관련된 사업을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생각이 많이 젊고 트인 분이셨다.
이 분은 팔꿈치와 다리 근육을 외화 가기 위해 내 한의원에 오셨었고 또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 하니는 것을 좋아하셔서 오셨다.
이 분이 하루는 30대 초반의 젊은 금발머리의 초록색눈을 가진 바비인형 같은 여자를 데리고 오셨다.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애인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두 분을 진료하고 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애인에게는 이탈리아 천연약초 제약회사 Aboca의 천연 수면제를 조제해 드렸다.
두 분은 치료를 받고 행복하게 나의 진료실을 나갔다.
그날 져녘 나에게 다시 진료를 요청한다는 이분의 메시지가 왔다.
"많이 불편하세요? 아니면 다음 주 금요일에 오세요"
나의 대답에 이분은 내일 당장 볼 수 없겠느냐고 하셨다.
나는 이미 약속이 모두 잡혀있어 빼곡한 나의 진료 예약에 한 틈을 찾아 이분께 진료 예약을 해 드렸다.
다음날 진료실로 들어온 이 분은 얼굴이 많이 어두워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세요?"
이분은 나에게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침을 놓아달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침을 맞으며 이야기를 꺼내셨다.
"벌써 네 번이나 이혼했는데 지금 또 결혼을 하기는 싫다고... 첫 번째 이혼엔 위자료를 200억을 주었고 두 번째 이혼은 50억 3번째 이혼은 30억 4번째 이혼은 10억을 줬단 말이다... 이제 내가 가진 재산은 다 내 아이들에게 주고 싶단 말이야... 내가 살고 있는 집도 내 아들에게 주고 싶고. 내가 이 집을 엄마나 정성 들여 지은건대..."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결혼 하자고 해요?"
내가 천천히 뜸을 떠 드리면서 물었다.
" 전에 데리고 온 그 여자아이랑 같이 사는데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부모님까지 다 우리 집에 와서 살면서 계속 나를 괴롭혀서 너무 괴롭다."
나는 이분께 놀라서 말했다
" 나가라고 하세요."
" 내가 못나서 그런 걸 어떻게 나가라고 그래... 내가 전립선 암에 걸렸을 때 나를 매일 병원에 데려다주고 또 옆에 있어줬고 또 내가 발기가 전혀 안돼서 성관계를 성인용품이나 기계 같은 것으로만 하는데도 나랑 같이 살아 주잖아. 그래서 내가 죽으면 지중해 해변에 아파트 하나 물려주고 또 한 달에 150만 원씩 받을 수 있게 유서 다 써놨는 에... 성관게가 너무 시원치 않아서 욕구불만이 왔어... 그래서 하루에 400만 원씩 쇼핑으로 돈을 쓰고 다니고... 집에 방 하나 가득 백 하고 구두하고 옷하고... 그래서 내가 카드를 차단했더니... 어머니 아버지가 다 우리 집으로 몰려왔어. 자기 딸 인생을 망추어 놓았으니 결혼하라고... 그리고 자기 내 집안은 전통적인 가톨릭 집안이기 때문에 결혼 안 하면 안 된다나..."
나는 어이가 없었다...
겉으로만 보았을 때는 부족한 것 하나도 없었던 이 억만장자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 어떻게 만난 여자분이세요?"
나는 다 타 들어간 뜸을 떼어내며 물었다.
"내가 세 번째 이혼을 하고 지금 살고 있는 저택 공사에 들어갔거든... 그래서 고급가구와 데코레이션 용품을 파는 가게를 다녔었는데 거기 직원이었어. 예쁘고 상냥해서 계속 이 직원에게 상담받으면서 집안의 가구를 다 샀거든... 한 2년 동안 계속 가게 드나들면서 가구와 그림들을 샀지... 그래서 집이 다 완성되던 날 내가 이 직원을 저녁 식사 초대 했었어. 그리고 그날 같이 호텔 가서 하룻밤 같이 잤지... 그때는 내가 발기가 아주 잘 됐었거든. 그랬더니 그다음 주에 나한테 전화가 온 거야... 고객이랑 같이 네이트 해서 가게에서 쫓겨났다고... 그래서 방값을 못 낼 것 같으니깐 새로 방을 구할 때까지 우리 집에 와 있어도 되겠느냐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지... 우리 집은 3층집에 방이 10개 부엌이 2개 화장실이 5개 그리고 마당에 주차장이 10개 있는 큰 집인데 나 혼자서 일하는 애들이랑 살고 있으니깐... 그런데 이사 오는 날 트럭을 가지고 우리 집으로 이사를 오더라고... 자기가 쓰던 가구, 침대 다 가지고... 나는 몸만 왔다가 방 구하면 금방 나갈 줄 알았지... 그런데 그렇게 아예 이사를 왔더라고... 그리고 아 아이가 내 집에 들어오고는 3주 후에 내가 암 선언을 받았어. 나를 부둥켜안고 어어 울더라도... 그땐 내가 60대였으니깐... 69세... 그땐 내가 정말 멋진 남자였거든..."
내가 적외선 전등을 어깨에 가까이 가지고 가면서 물었다.
" 지금도 멋진 분이세요... 그런데 암은 극복하셨잖아요"
" 그래... 마리아 (지금의 젊은 애인)가 항암 할 때 매일 병원 같이 가주고 집에서 나를 간호사와 함께 돌봐 주었지... 그래서 내가 고마워서 유언장에 내가 가지고 있는 아파트 별장중에 하나 마리아한테 물려주고 1000유로씩 죽을 때까지 주라고 해 놨어. 그런데 갑자기 쇼핑중독이 오더니 나랑 결혼 안 하면 자살하겠다고 하는 거야... 너무 성관계가 없어서 미칠 것 같다고... 그래서 내가 젊은 남자 같이 놀고 싶은 아이들 있으면 집으로 데리고 와서 놀아도 된다고 했는데... 자기를 뭘로 보느냐고 집안의 물건을 다 집어던지고 난리를 치더라고... 그리고는 마리아 어마, 아빠가 갑자기 내 집으로 들이닥쳐서 지금 다 같이 있어."
내가 적외선 전등의 불을 조금 낮추면서 물었다
"뜨겁지 않으세요?"
" 안 뜨거워... 어깨가 좀 시원하네 이제..."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내가 한의사를 하면서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속 사정을 모두 말한다.
하지만 나의 원칙은 어떤 일에도 누가 옳다 나쁘다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듣는 것이다.
심리 상담자도 아니고 또 실상 한 사람의 말로만은 어떤 것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는 것이 인간사이기 때문이다.
" 자동으로 발기가 되는 최첨단 기술이 나왔데. 간단한 시술로 고환을 펌프질 하면 발기가 되는 수술인데 다음 주에 1억 주고 하기로 했어."
"네??"
나는 이분의 해결책에 너무 놀라서 침 놓던 바늘을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