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중요시하는 스페인의 보수파 가정은 성탄절이 되면 모든 가족이 모여 같이 먹고 마시며 가족의 중요한 일들을 의논하며 지내는데 어떤 가정은 24일부터 1월 1일까지 모든 가족이 같이 모여 지내는 경우도 있다.
40명에 달하는 온 가족이 함께 지내는 이 성탄절엔 특히 24일 저녁, 25일 점심의 식사가 중요한데 보통 5개의 요리와 2개의 후식 그리고 3가지 알코올, 샴페인, 붉은 와인, 백색와인 그리고 후식과 함께 커피나 차가 나온다.
이 음식을 차례차례 먹고 나면 밤 1시가 지나고 모두 선물을 주고받으며 성탄을 축하한다.
9시부터 1시까지 먹으면서 가족사 가족들이 공동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의논하기도 한다.
보통 전식으로는 샐러드가 나오는데 올해는 터키고기 샐러드가 나왔다.
캐러멜화 시킨 양파와 올리브기름에 구운 터키를 곁들인 신선한 샐러드 그 위에 살짝 뿌린 슬라이드 아몬드와 녹색와인 verdejo로 시작된 이번 저녁식사는 모두 노 부모님들의 축복과 가족들의 웃음으로 가득한 식탁이었다.
전식 1: 터키고기 샐러드
>>다음 전식으로 나온 것은 해물을 양파와 함께 오븐에 구운 요리였다. 치즈소스를 얹어 오븐에 구운 조개, 새우, 문어, 등이 들어있는 커다란 조개가 뜨겁게 제공되었다.
전식 2: 해물을 치즈소스로 덮어 오븐에 구운 요리
>>그다음 전식으로 나온 것은 얇게 썰은 생선회였다. 이 생선회는 식초와 설탕에 절인 양파와 함께 제공 되었으며 곁들인 것은 야채 푸딩이다. 장식으로 그라나다와 파슬리가 뿌려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다.
전식 3: 야채 푸딩과 얇게 식초에 절인 생선화와 절인 양파 그리고 에스파라고, 파슬리와 그라나다로 장식했다.
>>첫 번째 중식으로 나온 것은 생선 요리였다. 생선을 오븐에 구운 요리에 헤이즐 넛 소스를 덮었다. 그리고 구운 얇은 감자가 곁들여졌다. 이미 너무 배 불러서 생선 하나만 먹을 수 있었다.
생선 오븐요리와 헤이즐 넛 소스
>>두 번째 중식으로 나온 것은 고기요리였다. 소의 등심을 오븐에 굽고 위에 얇은 고구마 소스를 덮은 요리였다. 삶은 고구마를 으깨어 오븐에 구운 요리도 곁들여졌다. 여기서부터 붉은 와인이 서빙되었다.
두 번째 중식: 고기요리와 으깬 고구마 오븐요리
>>후식으로 나온 것은 다크 초콜릿 푸딩과 치즈 크림 그 위에 캐러멜 소스와 둥근 다크 쵸코렛 볼이었다. 미니 사과가 오븐에 구워서 곁들여졌고 오렌지를 설탕에 절인 것도 곁들여졌다. 배가 너무 불렀다. 여기서부터 샴페인이 제공된다.
후식: 쵸코푸딩과 치즈케이크, 샴페인
>>스페인의 전통 크리스마스 과자들 이 투론은 아랍의 과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과류로 만든 과자들이다. 전통적으로 꿀과 건과류를 가지고 만든 이 과자들은 한국의 한과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과자들이다. 한번 이 과자들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해 보겠다.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는 음료는 커피 또는 차 종류인데 밤 1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나는 chamomile을 시켰다. 이 차는 감기 걸렸을 때, 배 아플 때, 열이 날 때... 유럽사람들의 만병통치 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유럽사람들의 만병통치 약 초 chamomile
>>12월 25일 점심 이어지는 만찬은 말린 고기나 고급 소시지, 치즈, 수프, 야채구이... 그리고 lobster과 생선요리 그리고 소고기 요리 등이다... 너무 많은 음식들이 나와서 이곳엔 몇 가지만 소개한다.
사실 나는 한국의 나물과 밥을 제일 좋아하는 아주 전형적인 한국 여성이다.
고기도 생선도 많이 못 먹고 어머니가 해 주시던 잡곡밥에 고사리 나물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전통적인 스페인 남자와 살게 됐고 시집가서 살면 시집의 전통을 따라야 하는 때가 많이 있다.
여기서 나는 고추장에 나물비벼먹는다고 할 수는 없다.
즐겁게 같이 모여 거의 1주일을 식사하며 이야기하며 지내지만 고추장에 비빈 고사리나물밥이 생각나는 것이 진심이다.
스페인의 전통 가정은 크리스마스에 가족이 가지고 있는 대대로 내려오는 땅이나 집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며 어떻게 수리할 것이며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노 할머니나 노 할아버지들을 어떤 양로원에 어떻게 데리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변호사를 가족 안에서 계속 정할 것인지 아니면 가족 밖에서 데리고 올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또 젊은 신세대 멤버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대학생활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유학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 정부기관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이 더 좋은지 아니면 회사에 다니는 것이 더 좋을지 모든 가족이 이야기하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들을 같이 생각해 본다.
일반 스페인 사람들도 잘 모르는 정말 정말 스페인의 전통 가정들이다...
어쨌든 이렇게 가족모임이 끝나고 집에 오면 나는 영화 마피아 한 장면을 보고 온 것 같은 느낌도 들고 19세기로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옷도 신경 써서 입어야 하고 말도 조심해서 꺼내야 하는 이 가족모임은 하지만 아이들에겐 정말 교육적이고 이상적인 가족 모임이다.
점점 가족이란 의미가 사라져 가는 스페인에서도 이렇게 전통을 지키는 집안에 맡며느리로 시집온 것이 나는 감사하다...
팔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이런 전통이 우리 세대에서는 없어질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나의 시부모님이 살아계실 때까지만 계속될 큰 모임일지도 모른다.
이미 많은 가족 멤버가 양로원에 가 계시거나 집안에서 거동을 하지 않고 간호사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 매년 잊을 수 없는 화려한 가족모임을 선사해 준 나의 남편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FELIZ NAVID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