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페인 liqueur

by Siesta


약초로 만든 리콜


강한 커피리콜. 정말 맛이다



유럽사람들은 음식을 전식, 중식, 후식을 먹은 후에 강한 술인 리콜을 마신다.


이 술은 여러 가지 맛과 여러 종류의 알코올농도가 있는데 보통 약초로 만든 소화가 잘되는 리콜, 그리고 커피로 만든 리콜, 과일로 만든 리콜 등 다양하다.


나는 주로 약초로 만든 것과 커피로 만든 것을 가장 좋아하는데 식사 후에 아주 작은 잔에 조금만 마셔도 소화도 더 잘 되는 것 같고 입안에 남았던 많은 음식향도 사라진다.


보통 알코올용도가 40프로가 넘는 강한 술이기 때문에 아주 조금만 마셔야 한다.


스페인은 지방마다 이 리콜이 아주 많이 발달해 있는데 워낙에 먹고 놀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리콜이 나와야 식탁에서 일어날 준비를 천천히 하는 것이다.


처음엔 좀 이상한 것 같지만 오래 살다 보니 이렇게 모여서 즐겁게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됐다.


어쩌면 이 리콜까지 먹으면서 끝장을 내는 이 문화의 대화하는 방식이 지금의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사람들이 만찬을 앞에 놓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먹고 또 먹고 끝을 강한 리콜로 해서 종지부를 찍는 이 식탁의 토론문화는 "이야기"와 "만찬" 그리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인도 한국처럼 내전을 치룬나라이다.


스페인은 왕을 두둔하는 정치세력과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두 세력이 전쟁을 했고 왕정을 두둔하는 파가 이겨서 나라는 결국 왕을 유지하는 제도를 해 나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또 유럽사람들의 피에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이 사회복지 정책을 또한 굳게 지키고 있기도 해서 어떻게 보면 많은 철학과 이데올로기가 같이 팽팽하게 맞서지만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겠다.


스페인 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을 나는 엄청난 고집과 게으름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사실 이 리콜까지 마시려면 적어도 14:00-18:00까지의 점심식사시간을 가진다.


아마 한국 사람들에게 4시간 동안 앉아서 먹고 또 먹고 마시고 또 마시면서 토론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하면 소리를 꾁 지르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절대로 오늘 하지 말라는 것은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을 정말 잘 말해주는 스페인의 속담이다.


가끔 친구들과 이렇게 오래오래 리콜까지 마시면서 먹고 이야기하는 날이 있는데 그런 날은 나는 팔다리가 다 쑤시고 눈까지 침침할 정도로 피곤하지만 이 사람들은 이런 자리를 통해 상대방을 더 깊이 알고 그 사람의 진심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먹고 먹고 리콜로 끝을 내는 식사를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서 스페인의 유튜브와 뉴스에는 "위험한 나라"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안정이 될 때까지 여행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정말 안타깝다.


만약에 이렇게 계엄을 내리는 어마어마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두 같이 앉아서 한 8시간 같이 먹고 또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리콜까지 다 마셨다면 이런 위험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스페인의 속담처럼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지 않았다면 계엄선포를 내일로 미루고 깊은 단잠을 주무신 후에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리셨을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집에서 안 나오신대"


라고 내가 남편에게 말하자 남편이 말한다.


" 잘 됐네... 계속 집에서 계시면 되겠네... 집에 계시라고 하고 맛있는 음식과 와인 좋은 리콜 가져다 드려... 정치는 다른 사람들한테 맡기라고 하고..."


참 스페인 남자다운 대답이다.


하지만 어쩌면 맛 좋은 리콜 한 병이 더 좋은 결론과 결단을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이 Ruavie 상표의 리콜은 스페인의 북쪽 갈리시아 지방에서 생산되는 리콜로 그 역사가 130년이 넘은 리콜이다.


스페인의 어느 슈퍼에서도 살 수 있고 가격도 7-10유로로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리콜이다.


특히 커피와 약초리콜은 식사 후 아주 소량을 마시면 몸에도 좋고 소화도 잘된다.


선물로 한국에 가지고 가면 많은 친구들이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에 도움을 줄 것 같다.


아니면 판단을 못 내리고 내일로 미루고 깊은 잠을 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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