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환자 4

by Siesta

(대한민국 방문 이후 과로와 독감으로 잠시 글쓰기를 중단하였음을 사과드립니다.)


이 환자는 거의 모든 스페인의 가정이 그랬듯이 전통적인 가톨릭 집안의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여성이 남성에게 복종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요즘 여성들은 모두 직업여성이 되어 있지만 출산과 육아 등의 여성의 역할에 큰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은 스페인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인 임신, 출산, 육아 그리고 자신의 꿈을 향한 직업 또 인간으로서 가지는 성욕을 만족시키는 생활... 이런 것들이 아직 사회적으로 완전히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욕구가 어떤 것인지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모든 것을 책임처럼 끌고 나가고 있는 것이 이 시대 많은 여성들의 현실이다.


출산 이후 금방 정말로 내가 성욕이 있는가 없는가를 생각할 수도 없이 남편의 성욕에 응하는 것이 "좋은 아내"라는 사고방식을 여성과 사회가 모두 가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약회사의 에쉬레 같은 시술이 권장되고 생각할 시간을 주지도 못한 채 빠르게 그냥 시술이 되어버리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여성이 당당하게 " 나는 지금 다시 임신을 준비하는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에 성관계를 다시 하겠다. 지금은 그냥 서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자"라고 남성에게 제의한다면 거의 모든 남성은 이 말을 이해하고 같이 여러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하지만 변형된 종교 가르침과 가부장적 사고에 물든 여성이 억지로 이렇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가트리는 피임 방법을 찾으면서 남성의 성욕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이런 생각은 여성 자신의 몸과 마음뿐만이 아니라 남성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안 좋은 결정이다.


그리고 사회와 제약회사들이 이런 여성들의 심리와 남성 가부장적인 성생활 관습을 중점으로 한 에쉬레 같은 제품을 여성들에게 마구 시술한다면 인류적인 차원에서 모두에게 피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성들이 먼저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자기주장을 잘 가지는 것이 정말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요가수업을 통해 항상 여성들에게 이것을 강조하고 있다.


카르맨은 Total Hysterectomy (모든 성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40이 안된 여성이 폐경을 경험하고 모든 성기관을 제거하는 것은 정말 너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카르멘은 스페인에 에쉬레를 통해 이렇게 피해를 본 여성들과 함께 바이어 제약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이 이렇게 까지 되기 전에 사회의 분위기가 좀 더 여성을 배려하고 여성의 성 정체성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되기를 정말 기도한다.


특히 이런 사회 분위기는 " 착한 남자, 좋은 남자"를 많이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


서로가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건전한 성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와 책들이 사회적 타부 없이 많이 나와야만 한다.


건전하고 정직한 성 문화가 정착되면 이렇게 급하게 피임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가정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고 이런 분위기는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세상은 진정한 남녀평등 아니 진정한 인간평등이 이루어 지기까지 너무나 먼 길이 남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 환자였다.


하지만 이 환자는 결국 바이어에 와의 재판에서 이겼고 그 보상금도 받았다.


현재 카르멘은 내가 권장해 준 sexology에 대한 책을 읽고 또 강연을 들으면서 성에 대해 많이 생각이 바뀌어 더욱 건전한 성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Hysterectomy 이후 카르멘의 리비도 (성 욕구)가 많이 없어졌지만 사실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면 이것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아직도 페미니스트 한의사가 할 일은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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