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시작! 작심삼일 통과!
첫 사진의 모습은 아내의 폰 메인 사진입니다. 저이지만 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지금은 살이 많이 쪄서 예전 모습과 많이 다릅니다. 리즈 시절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불과 4년 전 모습입니다. 72kg에서 115kg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이 4년입니다.
“자기야, 이제 몸무게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예쁜 셔츠들이랑 코트가 옷장에서 울고 있어.”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뭐라고 왜 그게 내 탓이야?”
“당신 요리 솜씨가 좋으니 내가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 계속 먹어서 찌는 거잖아.”
“에휴, 말이라도 못하면. 몸무게가 세 자리 찍으면 헤어질 줄 알아.”
아내의 경고에도 세 자리를 가뿐히 통과했습니다. 다이어트는 말 뿐이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도 있습니다.
건강 검진을 하면 과체중에 고혈압이고 라지를 입던 셔츠는 투엑스라지도 크게 나와야 입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예쁜 옷을 사는 게 아니라 맞는 옷을 구해서 입어야 했습니다. 얼굴에도 살이 붙고 몸매가 망가지니 제 사진을 잘 안 찍게 되었습니다.
아직 옷장에는 라지, 엑스라지, 투엑스라지, 쓰리 엑스라지 옷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언젠가 제가 결심하고 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저를 믿어주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다이어트를 한 걸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푸드와 외식업에 종사하며 불규칙적인 식습관이 주원인이었습니다. 점심은 바빠서 대충 때우고 저녁은 폭식을 일삼으니 17년 3월 102kg였습니다. 서비스업 경력이 8년 차였는데 점장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2~3년 만에도 하는 점장을 10년 가까이하고 싶어 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경력이 아까워서라도 점장은 맡아보고 퇴사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부장님이 매장에 방문했는데 고생하는 것 알고 있다며 점장은 매장의 얼굴이라며 살을 빼면 점장을 발령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그해 저는 7월 72Kg이 되었습니다.
다음 해 2월 점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몸무게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그전부터 목표를 달성한 이후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습니다. 3개월 동안 힘들게 태웠던 지방이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다시 힘든 시간을 반복해야 하는 걸 알기에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최고의 몸무게 115Kg을 달성하고 새해부터는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12월 말부터 조금 관리해서 1월 1일 112.9로 시작했습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는 아내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웨딩 사진이라도 찍기 위해서입니다. 혼인 신고는 했지만 결혼식을 올리진 않았습니다.
30대 후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결혼식을 하기엔 올만한 친구들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립하기도 벅찬데 허례허식으로 돈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살다가 여유가 생기면 신혼여행 겸 웨딩 사진을 찍기로 했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와 코로나로 미루고 있었는데 내년에는 제주도라도 가서 웨딩 사진을 찍을 계획입니다.
“자기야 웨딩 사진은 언제 찍을 건데?”
“23년 9월 17일.”
“장난해? 농담하지 말고.”
“그날이 고백데이야. 9월 17일에 고백하면 크리스마스가 100일이라 고백데이래.”
“너무하네. 지 생일날 고백해서 내 기념일에 미역국 끓이고 있는데. 왜 애도 9월 17일에 맞춰서 낳지.”
“좋은 아이디어네. 크리스마스에 배란일만 맞추면 되겠다.”
“대박. 그 걸 또 계산해놓았어?”
1월 1일에 올렸던 1월의 목표 몸무게 105kg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몸무게를 빼야 하기 때문에 목표 몸무게를 무리해서 잡지 않고 점진적으로 감량할 예정입니다. 12월 대비 10kg 정도 태웠습니다. 워낙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10kg는 큰 티가 나지 않습니다. 아직 직장동료들은 제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조차 모릅니다.
제 바지가 조금씩 흘러 내려서 안 하던 허리띠를 했다는 정도입니다. 작심삼일은 벌써 지났습니다. 어느덧 21일째입니다. 제 다이어트 일지는 ing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