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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Apr 02. 2022

여동생이 결혼했어요

내가 본 신부 중에 네가 제일 예뻐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국민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갓 태어난 그녀는 작고 여려서 신기했습니다. 젖병을 물고 있던 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오빠, 오빠.” 부르며 따라다녔습니다. 오빠 둘 밑에서 자라다 보니 골목대장 같았던 그녀는 우리가 자라는 시간만큼 함께 자라났습니다. 여전히 교복을 입고 하교를 할 것 같은데 어느덧 결혼을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 이 결혼 반대일세.” 하고 애지중지 데리고 있고 싶지만 이미 성인인 여동생을 보내주어야겠죠.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동생을 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사진으로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미리 보았지만 실물이 훨씬 예뻤습니다.


 남동생이 결혼할 때는 축하한다는 감정뿐이었는데 여동생이 결혼한다고 하니 섭섭하고 아쉬운 감정이 드는 건 다른 사람의 가족이 된다는 생각 때문인가 봅니다.

새로운 가족이 될 신랑과 신랑의 가족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직원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여동생에게 영상편지를 찍는다고 했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상태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촬영을 하니 민망하기도 해서 속내를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남동생은 장난스레 말을 잘했기에 동생 먼저 시킬 걸 하고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준비하고 대기한 시간은 길었는데 예식은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를 보았습니다. 신랑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고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습니다.


p.s. 꼬맹이가 시집을 가다니 정말 시간 빠르네. 비록 거리가 떨어져 있어 함께 하진 못하지만  생각 많이 하고 있어. 오늘 서약했던 맹세 기억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축원해.                

-사랑하는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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