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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y 01. 2022

집사 일지 (40)

ㅁㅊ화장실

 아내는 미야옹철의 냥냥펀치의 구독자입니다. 시엘이의 집사가 되면서 꾸준히 보아왔습니다. 며칠 전 시엘이의 화장실을 봐둔 것이 있는데 바꿔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처음 사왔던 화장실에서 집형태의 화장실로 바꾼 후 잘 사용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내는 시엘이가 어렸을때보다 덩치가 커졌기에 바꾸어 주고 싶었는데 마침 미야옹철의 ㅁㅊ화장실이 눈에 들어온 모양이었습니다.

 

 “시엘이도 잘 쓰고 딱히 불편해 보이진 않던데. 조금 더 쓰다가 더 크면 바꿔도 될 것 같은데.”

 “집사가 편하면 고양이는 불편한거래. 말을 하지 못하니 알아서 챙겨야지.”

 

 아내의 의견대로 ㅁㅊ화장실을 주문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바로 배송되었고 아내는 바로 가지고 들어와서 세팅을 했습니다. 시엘이는 자기 꺼라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바로 들어가서 냄새를 맡고 개시를 했습니다.


 사이즈가 커져서 시엘이가 이용할 때 편리해진건 맞지만 지붕이 있어서 안정감을 느끼고 볼 일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야가 트여있어야 볼 일을 보면서도 경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으로 만든거래.”

  

 시엘이는 바뀐 화장실이 마음에 드는지 기존 화장실도 혹시 몰라서 배치를 해놓았지만 ㅁㅊ화장실을 애용했습니다. 아내도 시엘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했습니다. 그리고 모래를 채우는 선도 있고 개방되어 있어 바로 치울 수 있다고 장점을 저에게 어필했습니다.


 아내는 자신의 선택이 만족스러운 모양입니다.

며칠전 삼점삼으로  환급 받은 세금이 입금되었습니다. 공돈 같은 용돈이 생겨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습니다. 보드카를 살까 고민하던 아내는 결국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ㅁㅊ화장실을 선택했습니다.


p.s

 아내와 산책하는 길에 담장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가는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우리 집 놀러오면 시엘이 간식 나누어 줄 수 있는데 올래?”

지붕  켠에 자리 잡고 햇빛을 쬐는 고양이는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봄은 고양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집 근처 햇빛을 쬐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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