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들어요
시엘이도 이제 15개월 차 성묘에 해당하는 1년을 보냈습니다. 잔병치레 없이 잘 자랐습니다. 어릴 때의 개냥이 다운 면모는 사라지고 제법 혼자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시엘이가 애교가 가장 많은 시간은 츄르를 먹고 싶을 때입니다. 예전에 주던 츄르는 용량이 10ml였기 때문에 달라고 보채면 고민하지 않고 주었는데 요즘 주는 츄르는 용량이 20ml이기 때문에 횟수를 제한해서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애교를 부리면 주었는데 왜 안 주지하던 시엘이도 점차 언제 주는지 파악을 하고 그 시간에 맞춰서 옵니다. 츄르는 일어나서 하나(새벽 6시 반), 퇴근해서 하나(저녁 7시 반), 자기 전 하나(23시) 이렇게 세 개 정도 주고 시엘이가 하기 싫어하는 목욕, 발톱 정리, 귓 청소 등을 했을 때 하나를 주고 있습니다.
츄르의 양을 조절하고는 한동안 소홀히 하던 사료도 잘 먹고 있는데 1년 가까이 먹어서 질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변화를 주고자 테스트 사료를 준비했습니다. 배고플 때마다 먹긴 먹는데 츄르를 먹을 때처럼 행복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시엘이는 츄르를 먹을 때면 양 쪽 귀가 아래쪽을 향하고 혀가 쉬지 않고 날름 거립니다. 어렸을 때 습식사료를 먼저 접해서인지 건식보다는 습식이나 츄르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지인 S누나에게도 테스트 사료를 일부 드렸는데 그녀의 고양이 누리는 한 종류는 혹해서 먹었다고 했습니다. 누리는 체중 관리를 위해 건식 사료만 주고 있습니다. 며칠 전 누나가 누리 교육한 동영상을 보내주었습니다. 누리가 사료 앞에서 먹으려고 하니 “기다려”, “먹어” 하는 영상이었는데 고양이도 교육을 하면 듣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내에게도 영상을 보여주었더니
“시엘이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위안을 주는데 굳이 나 좋자고 교육을 하고 싶진 않아. 오고 싶을 때 오고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편하게 있게 하고 싶어.”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내 지인의 고양이인 망고는 어렸을 때부터 건식 사료와 건식 간식만 줘서 습식을 건네주어도 먹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망고는 6살이라는데 나이가 더 들면 이가 약해지니 건식보다는 습식이 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사료를 물에 불려서 줘야 하나 하고 걱정했습니다. 아직 6살인데 너무 이른 걱정이라고 안심시켰습니다.
유튜브를 보아도 습식이 고양이의 건강에 더 좋다는 수의사들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시엘이는 습식을 더 선호하지만 건식도 먹고 있으니 나름 골고루 먹는 편이었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건식 사료 찾기로 이번에 시도한 테스트 사료는 실패했지만 시엘이가 좋아하는 사료 찾기는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