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누구냐? 넌?!
점심시간에 웹소설을 보려고 어플을 눌렀는데 계정이 잠기었으니 잠금해제하라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우선 잠금해제 후 로그인을 했는데 홍보성글을 올려서 계정이 정지되었다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저는 카페나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은지 오래되었습니다. 가입한 카페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것도 브런치뿐인데 당황스러워서 확인해 보니 처음 보는 카페가 39개나 가입되어 있고 이미 그 외 여러 개의 카페에서 강퇴나 정지를 당한 상태였습니다.
여러 카페에 여러 넥네임으로 홍보 또는 스팸글을 올린 모양이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조회해 보았으나 활동적인 카페들에 올려서 모두 삭제 조치되었습니다. 어차피 스팸이나 홍보성 글이었겠지만 왜 남의 계정을 해킹해서 이런 짓을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또 있었습니다. 요즘 핸드폰으로만 로그인을 하기 때문에 해킹 루트가 어떻게 되는지 의문이었습니다. 해킹툴이 심어졌다면 네이버 계정 말고도 다른 계정들도 해킹이 되었을 텐데 네이버만 당한 건지 네이버 외에 다른 것들은 잘 사용을 안 해서 모르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계정 도용당한 사례들을 찾아보았는데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라는 것과 강력한 암호를 설정하라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블로그나 카페에 무슨 짓을 하든 사용하지 않는 것이고 제가 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면 되니 비밀번호를 변경했으니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메일에 업무 관련 정보와 제 포트폴리오 등 개인정보가 있었는데 이 건 괜찮은지 의문이었습니다. 메일 계정으로 사용하는 사이트의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생각하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건지 메일 계정을 변경해야 하는 건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해킹을 당한 것은 살면서 두 번째입니다. 처음에는 금전적인 손실은 보았지만 가벼운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해킹당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정성 들여 키웠던 캐릭터의 아이템이 모두 사라져서 많이 속상해하긴 했습니다. 어떻게든 해킹당한 아이템을 찾고 삭제된 캐릭터를 찾아보겠다고 알아보았습니다.
고객센터에 접수해서 캐릭터를 복구하고 아이템은 반 밖에 복구를 받지 못했습니다. 게임은 피해 수준을 눈으로 볼 수 있고 반이지만 복구라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해킹은 피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보상과는 관계도 없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가 더 조심하고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고 강력한 비밀번호로 설정해야겠죠. 사이트마다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해서 헷갈리는 일이 없도록
메모 관리를 해야 할 테고요. 하지만 피해자만 조심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억울합니다.
모니터 건너편의 보이지 않는 당신이 행한 해킹 및 도용은 크든 작든 명백한 범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