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재미있어요

공부의 때는 놓쳤지만

 얼마 전 중국어 공부 유튜브를 보는데 다락원 출판사의 [중국어 한자 암기 마스터]라는 책을 추천했습니다.

중국어는 문자가 어려워서 문맹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모국어로 사용하는 중국인들도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외국어로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어렵습니다.

 한자는 뜻글자라 생성 원리를 이해하면 익히기 좋다고 하여 주문을 하고 책이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책을 받았습니다. 책을 열어보자마자 데자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어 혹시나 하고 책장을 확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구매했던 책이었습니다.

 심지어 책을 깨끗하게 보는 편이라 새 책 그대로의 상태였습니다. 책 사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아까웠습니다. 선호도가 확실한 책이라 선물을 할 수도 없지만 과거의 ‘나’도 산 책이고 현재의 ‘나’도 산 책이니 좋은 책이구나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어 외울 때, 어떤 방식으로 외우시나요? 저마다의 방법이 있을 텐데  저는 쓰면서 외우는 걸 좋아합니다. 여러 번 읽거나, 밑줄을 그으면서 외우는 것이 속도가 빠른데도 한자, 한자 써야지 제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래 쓰다 보면 가운데 손가락 안 쪽이 아파오고 굳은살이 생기는데 그마저도 노력의 흔적이 됩니다.

학생일 때는 공부하라고 해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스스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하는데 심지어 재미있습니다. 당장 이 시간이 인생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재미있어서 하고 있고 스스로 원해서 하는 공부라 기쁘기까지 합니다.

 오늘 본 한자 중에 ”사람의 인생에서 한 점으로 그어질 지금의 순간“이 현재라는 뜻풀이가 왠지 철학적이고 와닿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글자라 그런지 배우면서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언어 공부를 시작하면 함께 배우는 사람들이나 알려주는 사람들은 항상 공부한 기간을 묻습니다. 공부한 기간을 미루어 언어 수준을 짐작하는 것입니다. 공부한 기간만큼의 실력을 갖추진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즐기고 있으니 스스로는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