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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r 11. 2023

마흔 앓이

아프면 몸도 고생 마음도 고생

 마흔이 되면 이유 없이 아프다는 지인들의 말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별말 없이 고생해 온 신체 부위들이 자신의 노고를 알아봐 달라고 이제라도 관리해 달라도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들 했습니다.


 그런 게 어디 있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아내와 동갑내기이기 때문에 둘은 올해 마흔이 되었습니다. 연초부터 둘 다 목감기를 시작했는데 코로나도 아닌 것이 낫질 않았습니다. 종종 콜록콜록거리고 가래가 끓습니다. 코로나 검사했을 때도 이상 없고 목감기라고 하는데 만성질환이 다 되어 갑니다.


 아내는 목감기의 연장선으로 코로나를 거쳤습니다. 코로나가 나으니 발목이 갑자기 부었습니다. 코로나로 계속 집에만 있다가 외출 한 번 하고 왔을 뿐인데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삐끗하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통증을 호소해서 정형외과를 갔습니다.

2주 진단을 받고 며칠간 보호대를 하고 반깁스 상태로 있었습니다. 약을 먹고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 오히려 보호대 때문에 반대 발목이 나갈 것 같다며 보호대를 풀었습니다. 일상에 지장이 없었고 나았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왔는데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대가 15도 늘어나서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왜 보호대를 풀었냐고 한소리를 들었습니다. 전에 왔을 때는 붓기 때문에 식별이 안된 모양인데 부기가 빠지자 인대 늘어난 것 때문에 수술 이야기가 나오자 철렁했습니다.


 아내도 생각보다 심각한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주사도 3대나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수술을 안 받고 최대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아보고 경과를 보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걱정하는 저를 보고 분위기를 바꾸고자 농담을 했습니다.

 “20대에는 높은 힐을 신고 다니다가 발목 나갔어도 금방 나았는데 40대가 되니 금방 안 낫네. 발목이 20년 주기인가 봐 60대에는 조심해야겠다.”


 연애 초 아내는 7센티, 9센티 힐을 좋아했습니다. 나이가 들며 굽이 낮은 힐을 신었는데 이제는 힐은 포기하고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체중이 늘어서 그런가 보다며 다이어트를 해서 힐을 신겠다는 아내를 보며 의지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자가 아니라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암튼 아프면 몸도 고생, 마음도 고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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