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지 (59)
남동생도 집사가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숲 속에서 애가 타게 우는 소리를 듣고 구조했다고 합니다.
이름은 미유로 하기로 했다는 걸 보니, 아가냥의 울음소리가 마치 ‘미유, 미유’처럼 들렸나 봅니다.
동생은 어렸을 때에도 동물을 참 좋아했는데, 그동안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가구나 벽지에 흠집을 내는 것을 걱정해서 숱한 유혹(?!)에도 견뎌냈다고 했습니다. 직장 근처에도 길냥이가 새끼들을 낳아서 냥냥 거리는 걸 보기도 하고, 본가에서도 어미 냥이가 새끼들을 낳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저도 시엘이를 키우는 일상을 전하고, 여동생도 지코를 임보(임시 보호)하며 일상을 전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랜선집사를 하던 동생이 지나가는 길에 구슬프게 우는 소리를 듣고, 근처의 편의점에서 닭가슴살을 사 와서 두 시간 가까이 유혹해서 냥줍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어미와 다른 새끼들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는데, 인근의 주민 분이 동생과 미유를 보고 말했습니다.
“낮부터 계속 울더니 거기 있었군요. 아무래도 어미가 버리고 간 모양이에요. 길냥이들은 제일 강한 한, 두 마리만 빼고는 죽이거나 버리거든요. “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들은 본능대로 적자생존을 하는 모양입니다. 혼자 남겨진 고양이는 구슬프게 울어도 어미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것입니다. 다행히 동생의 품에 안긴 미유는 집으로 함께 돌아왔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 고민으로 힘들었던 동생에게도 힐링이 되었다고 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미유는 하루 만에 마음의 문을 열고, 동생에게 골골송을 들려주었습니다. 묘연은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옵니다.